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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 피와 모정의 심연→아들 장동윤과 덫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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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 피와 모정의 심연→아들 장동윤과 덫에 갇혔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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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가르며 웃음 짓던 표정이 서늘한 서스펜스로 가라앉았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이 첫 회부터 고현정의 심연을 건드리는 연기와 장동윤의 미로 같은 감정으로 시청자를 강렬하게 사로잡았다. 공조라는 이름 아래 피할 수 없는 모성과 죄책, 그리고 묵직하게 쌓인 증오의 밤이 두 사람의 재회 순간마다 점차 진폭을 키웠다.

 

극은 삽시간에 잔혹한 연쇄살인 사건으로 시청자를 이끈다. 조성하가 연기하는 경찰 최중호는 23년 전 마을을 뒤흔든 ‘사마귀’ 사건의 망령을 소환하며, 감옥에서 지내고 있던 정이신(고현정)을 새로운 피의 수사에 투입한다. 과거 다섯 명을 죽인 연쇄살인범이자 현재는 한 남자의 엄마로 남은 정이신, 그리고 아들 차수열(장동윤)은 끓어오르는 운명의 소용돌이로 다시 맞부딪힌다. 마약에 중독된 여성을 제압하는 장면과 홀로 남겨진 아이를 바라보는 차수열의 시선은 가족사의 깊은 슬픔과 죄의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느끼게 했다.

“소름 돋는 미소 엔딩”…‘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 모자 공조수사→1회부터 심장 쥐락펴락 / SBS
“소름 돋는 미소 엔딩”…‘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 모자 공조수사→1회부터 심장 쥐락펴락 / SBS

새로운 연쇄살인 앞에 수사팀은 정이신의 비범한 두뇌를 선택지로 떠올린다. 정이신이 내건 조건은 명확하다. 감옥이 아닌 연금주택에서 수사에 협조하며, 모든 소통을 오직 아들 차수열과만 하겠다는 것. 이 결정은 최중호와 수열, 두 남자를 심리의 사각으로 몰아넣는다. 모자는 오랜 세월을 가로지르며 낯설고도 집요한 대면을 시작한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말투와 처연한 눈빛이 오간다. 피 냄새 이야기를 꺼낸 정이신의 한마디는 무심히 아들을 향한 모정과 동시에 불가해한 증오를 드러내며 서로의 상처를 더욱 깊게 한다. 차수열은 단서를 좇으려 하나, 정이신의 한걸음 빠른 통찰은 또 다른 수수께끼를 던진다. 음악과 함께 사건 현장 속에 몰입한 정이신의 얼굴에는 섬뜩함이 겹쳐지며, 두뇌 싸움과 내면의 응어리가 폭발적 충돌로 이어졌다.

 

끝내 시청자는 단서와 미소가 짙게 남은 엔딩 앞에 긴장한 숨을 머금게 됐다. 고현정은 섬세한 표정과 단호한 어투로 명확한 존재감을 빛냈고, 장동윤은 흔들리는 청년의 분노와 슬픔을 진솔하게 블렌딩했다. 여기에 조성하와 이엘, 김보라 등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와 특별출연진의 등장까지 긴박감을 더했다. 이영종 작가의 치밀한 서사와 변영주 감독의 세밀한 연출, 적재적소 폭발하는 배우들의 감정선이 교차하며 숨막히는 60분을 선물했다.

 

첫 회 최고 시청률 8.7%로 금토극 동시간대 1위를 찍은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의 부활을 예감케 했다. 서늘함과 감동이 교차하는 엔딩이 던진 질문, 그리고 죄와 가족, 인간의 심연을 파고드는 이 드라마의 두 번째 이야기는 9월 6일 토요일 밤 9시 50분 SBS에서 계속된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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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사마귀:살인자의외출#장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