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제력 강화와 대화 병행”…안규백, 한반도 평화 위한 투트랙 전략 시사
북핵·미사일 위협의 고도화 속에 강온 양면 전략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금 가열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서울안보대화’ 개회사에서 한반도와 역내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한 ‘투트랙’ 전략을 공식 천명했다. 군사적 억제를 한층 강화하되, 대화와 신뢰 구축 노력도 병행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안규백 장관은 “강력한 억제력과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바탕으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병행하는 ‘투트랙’ 접근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핵·미사일 위협의 고도화는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 글로벌 비확산 체제에 중대한 도전”이라며 억제력·방어·대응 능력 전반의 강화를 약속했다. 그는 “전략적 억제·방어·대응 능력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강화해 나갈 것”인 동시에 “군사적 긴장 완화와 위험관리 메커니즘의 현대화를 위해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둘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화와 신뢰 구축도 강조됐다. 안 장관은 “강한 힘으로 평화를 만들고, 진정성 있는 대화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겠다”며 “위기의 악순환을 끊고 평화의 기회를 열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뚜벅뚜벅 축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화는 우연히 오지 않는다. 평화는 치밀하게 설계돼야 하며, 약속은 재확인되고 이어져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해 상호 불신을 줄이고, 위험 관리를 위한 실질적 조율 메커니즘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북핵 위협을 억제하면서도 실질적 남북 신뢰 구축을 목표로 하는 정부 안보정책의 기조 재확인으로 해석된다.
정치권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 질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투트랙’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야당 일각에선 대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만 군사적 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실제 올해 서울안보대화는 ‘지정학적 도전의 극복: 협력을 통한 평화구축’을 대주제로 68개국 및 국제기구 안보 인사 1천여 명이 참가해 국제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안보 위기까지 언급하며 “필요한 것은 단기적 대응이 아니라 규범과 신뢰 재구축에 기반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안보 구조의 재건”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국제사회와의 협력 확대, 대북 위험관리 장치 강화 등을 중장기 추진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안보대화와 같은 다자안보 회의를 통한 외교 협력과, 굳건한 군사 대비태세 병행 전략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파급을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