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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3.2% 급등…미국·영국 무역합의 직격탄에 국제유가 상승세→중국 협상 기대감 커져”
국제

“WTI 3.2% 급등…미국·영국 무역합의 직격탄에 국제유가 상승세→중국 협상 기대감 커져”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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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다시 한번 거친 파도처럼 치솟았다. 짙은 회색의 뉴욕 밤하늘 아래, 시장은 미국과 영국이 서명한 무역합의라는 희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냉랭한 관세의 장막이 걷히며, 투자자들은 위험을 경계하던 마음을 잠시 접고 새로운 기회의 바람에 귀 기울였다.  

 

6월 인도분 WTI는 전장보다 1.84달러(3.17%) 오른 59.91달러에 장을 마쳤다. 세계 원유시장의 또 다른 척도가 되는 브렌트유 역시 2.81%의 급등세를 연출하며 배럴당 62.8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주초 하락의 깊은 물결을 지나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고, 이는 미·영 무역합의 발표와 함께 한층 힘을 더했다.

WTI 3.2% 급등…미·영 무역합의에 위험선호 확산
WTI 3.2% 급등…미·영 무역합의에 위험선호 확산

이번 합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과의 품목별 관세 조정 및 수입자동차 할당에 손을 내밀었다. 영국산 자동차는 연간 10만 대 한정으로 관세가 10%로 인하되고, 영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25% 중과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다. 기본관세 10%는 유예되었으나, 이 완화 조치들 속에 세계 교역은 오래된 빙벽을 녹여가는 듯했다.

 

이 합의는 미국과 중국 간 오랜 갈등국면 속에서 미·중 협상 분위기에도 미묘한 균열을 이끌었다. 시장에서는 미·영 협상 타결이 무역환경의 긍정적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중국과의 갈등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궁금증이 따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있을 미·중 고위급 회담에 기대감을 드러내며 실질적 진전을 언급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터부시앤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사장은 “글로벌 위험 프리미엄이 관세 프리미엄으로 대체됐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변화에 민감하게 흔들릴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교역환경 완화가 연쇄적으로 원유시장, 투자심리, 글로벌 위험 프리미엄 구조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주목한다.

 

여기에 더해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 또한 시장의 온도를 높였다. 미 노동부가 밝힌 한 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22만8천 명으로, 전주보다 1만3천 명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을 하회하며 고용환경의 건실함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수치였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일정, 고용지표 등 굵직한 경제지표 변화에 쏠리고 있다. 앞날의 기류는 온화함과 변동성을 동시에 품고 있다. 뉴욕의 밤, 유가의 줄기는 다시금 긴장과 기대 속에서 출렁거리고 있다.

신유리 기자
#미국#영국#w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