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먼데이 온라인 지출 142억달러”…미국, 소비 둔화 우려 속 연말 수요 견조
현지시각 기준 12월 1일, 미국(USA)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연말 쇼핑 시즌 분수령으로 꼽히는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 지출 규모가 142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기업 채용 축소, 소비심리 위축 우려가 맞물린 가운데서도 미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지출이 전년을 웃돌며 연말 경기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Adobe Analytics)는 현지시각 12월 1일 기준 전망에서 올해 사이버 먼데이 온라인 매출이 142억달러(약 20조9천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이 수치가 지난해 같은 날 기록된 온라인 지출보다 6.3% 증가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미국 유통업계는 11월 네 번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을 전후해 공격적인 할인 전략을 전개해 왔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달 중순부터 사전 할인 행사를 시작한 뒤, 추수감사절 당일과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거쳐 추수감사절 이후 첫 번째 월요일인 사이버 먼데이까지 연속적인 온라인·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소매업계는 통상 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 먼데이까지의 매출 흐름을 연말 쇼핑 시즌 전체 성과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한다.
올해 미국 경제를 둘러싸고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관세 정책, 기업들의 채용 축소 움직임, 소비자 심리 위축 등이 겹치면서 내수 둔화 우려가 커져 왔다. 이 같은 환경에서 최대 쇼핑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 시즌에 온라인 지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 내 소비 여력이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 기간에 표출된 견조한 소비 패턴이 경기 급랭 우려를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사이버 먼데이뿐 아니라 블랙 프라이데이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됐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앞서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미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지출이 전년 대비 9.1% 늘어난 11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핵심 이틀로 꼽히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모두에서 두 자릿수에 근접한 성장세가 나타나면서, 미국 내 소비 둔화 우려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소비 확대의 배경으로는 디지털 마케팅 고도화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업계 분석에 따르면, AI 기반 챗봇과 추천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핫딜’을 제시하고 소비자 개개인의 선호에 맞는 상품을 선별해 주면서 구매 전환율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카일라 슈워츠 소비자인사이트 디렉터는 “AI는 명확한 구매 의도를 가진 소비자가 구매 버튼을 누르기까지 소비자를 안내하며 궁극적인 구매 촉진자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조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의미 있는 신호를 던지고 있다. 미국 연말 쇼핑 시즌의 성과는 글로벌 제조·유통망 전체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관세와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도 미국 온라인 소비가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경우, 주요 수출국 생산 전략과 글로벌 물류 운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제 시장에서는 미국의 소비 흐름이 세계 경기의 ‘최종 수요’ 역할을 해온 만큼, 사이버 먼데이와 블랙 프라이데이 지표를 면밀히 주시하는 분위기다. 금융시장과 유통업계는 연말까지 이어질 온라인·오프라인 매출 추이를 토대로 내년 미국 내 금리 정책과 고용, 투자 사이클을 가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연말 쇼핑 시즌에서 확인된 소비 회복 기조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 그리고 AI 기반 상거래 기술이 글로벌 소비 패턴을 얼마나 빠르게 재편할지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