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구리의 구름 낀 하루”…아차산 등산과 미식 산책이 주는 소소한 위로

조수빈 기자
입력

요즘은 흐린 날씨에도 일부러 산책이나 맛집 탐방에 나서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엔 맑은 하늘이 여행의 출발점이었다면, 지금은 구름 낀 공기 속에서 조용한 힐링과 미식이 일상이 되고 있다. 그만큼 여행의 기준이 달라졌다. 기능과 효율보다 감정과 취향이 앞서는 시대, 경기도 구리시는 구름 낀 하루에도 특별한 만족을 선사하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리의 명산 아차산은 이런 변화를 상징한다. 해발 287미터의 부담 없는 높이, 서울을 한눈에 담는 정상의 풍경, 잘 닦인 산책로까지. 산을 오르며 자연과 호흡을 나누고, 뽀얀 하늘 아래 서울과 한강을 내려다보며 잠시 마음을 쉬어가는 이들이 많다. “도심 속에서 이만한 뷰가 또 있을까 싶다”며 산행객들은 속삭인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구리시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구리시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도심 근교 산행·걷기 활동 참여율은 매년 늘고 있다. 경기도 인근의 카페와 음식점 역시 SNS에서 ‘구리 미식 기행’이란 해시태그로 소개되는 사례가 많아졌다. 사노동, 수택동, 교문동 등 구리 곳곳의 카페와 베이커리는 이른 아침부터 여유를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한편, 신선한 초밥을 내세운 안다미로스시와 건강 빵집 아뜰리에05, 브런치와 베이커리를 아우르는 레이지데이즈, 환상적 조망을 자랑하는 가드니아 제빵소 등 구리의 로컬 맛집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건강한 힐링’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매일 엄선한 재료, 직접 만든 빵과 케이크, 자연과 어우러진 카페 인테리어가 “도시인에게 필요한 가벼운 쉼표”라고 느끼게 한다는 평이다.

 

“주말엔 혼자 아차산을 오른 뒤, 동네 빵집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게 나만의 힐링 루틴이 됐다”고 한 구리시민은 고백했다. “별다를 것 없는 흐린 날씨가 오히려 여유를 선사한다”며, 많은 이가 일상과 쉼, 자연과 미식의 균형을 구리에서 찾아가고 있다. 커뮤니티 반응도 긍정적이다. “맑은 날만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요즘은 구리에 가서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고 싶어진다”는 댓글이 이어진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맛의 기준뿐 아니라 공간을 향유하는 방식에서도 변곡점이 찾아왔다”고 말한다. 휴식이 꼭 특별한 이벤트여야 할 필요는 없어졌다. 작은 자연, 정성스러운 한 끼, 편안한 공간이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구름 낀 날씨 속에서 찾는 구리의 미식과 쉼, 그 호흡은 지금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조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구리시#아차산#안다미로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