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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표적 살해 전례 없다”…이스라엘, 가자 학살에 국제사회 연대 확산
국제

“언론인 표적 살해 전례 없다”…이스라엘, 가자 학살에 국제사회 연대 확산

권하영 기자
입력

현지 시각 6일, 가자지구(Gaza Strip)에서 이스라엘(Israel)의 언론인 표적 살해와 언론 자유 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폭격과 봉쇄로 6만여 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가운데, 300명에 달하는 언론인이 목숨을 잃었고, 이중 다수는 최근 2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는 언론인을 겨냥한 학살이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비판을 낳으며, 전 세계 언론과 시민사회가 ‘진실 기록’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 UN, 알자지라(Al Jazeera) 등 국제기구 집계에 따르면, 최근 23개월 새 팔레스타인(Palestine) 언론인 210명에서 270명이 이스라엘에 의해 직접 표적 살해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세계대전부터 베트남전과 한국전쟁 등 20세기 주요 분쟁에서 희생된 전체 기자 수보다 많은 수치다. 국제법상 ‘언론인 표적 공격’은 전쟁범죄임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해외 언론 접근을 전면 차단하며 학살의 진상 규명을 막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이를 “현대전에서 전례 없는 언론 자유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국경없는기자회
국경없는기자회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국제 언론계의 분노와 연대가 확산되고 있다. 50개국 250여 개 언론사가 동참한 글로벌 공동행동은 이스라엘에 언론인 보호와 살해 중단을 촉구하며, 신문과 방송을 검은 배너로 채우는 상징적 시위를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경향신문, 미디어오늘 등 주요 언론이 이번 연대에 참여했다. 현지 기자들은 “이스라엘군이 이 속도로 기자들을 살해한다면, 소식을 전할 이마저 남지 않을 것”이라고 비극적 현실을 전했다.

 

가자지구 현지 언론인들은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학살 피해와 현장 참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올해 8월에도 저명 언론인 아나스 알-샤리프 등 기자들을 연이어 표적 살해했다. 알-샤리프는 마지막 유언에서 “진실을 왜곡 없이 전할 것, 침묵하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저널리스트 제러미 스캐힐은 “서방 언론의 침묵과 방관도 책임이 있다”며, 국제 언론의 공범적 위치를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기자 유세프 함마쉬도 “언론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저널리즘 자체가 위기”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언론인을 겨냥한 조직적 폭력은 언론 자유뿐 아니라 인권,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BBC와 CNN 등도 이스라엘의 언론 봉쇄 조치와 국제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언론인을 침묵시키려는 행위가 인류의 양심과 진실 기록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행보가 언론 자유와 국제 인권 보호 체제에 중대한 균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진실을 기록할 ‘눈과 귀’가 사라진다면, 국제사회는 더 이상 전쟁 범죄와 민간인 참상에 대한 감시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는 평가다. 전 세계 언론과 시민사회가 이스라엘의 언론인 학살에 대해 보다 강력한 연대와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 정부의 행위가 향후 보편적 언론 자유와 인권 질서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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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국경없는기자회#가자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