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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카드 PSA 제휴 발표…데브, 2026 글로벌 동시출시 가속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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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 카드 게임이 수집과 투자를 아우르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자산으로 재부상하는 가운데 데브시스터즈가 자사 쿠키런 브레이버스 카드 게임의 2026년 글로벌 로드맵을 공개하며 확장 전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특히 카드 등급 전문 평가기관 PSA와의 제휴를 통해 카드 상태와 희소성을 객관적으로 인증받을 수 있는 체계를 도입해, 국내 TCG를 글로벌 수집 시장의 투자 자산으로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로드맵이 한국발 캐릭터 IP 기반 실물 카드 게임이 북미와 동남아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20일 트레이딩 카드 게임 쿠키런 브레이버스 카드 게임에 대해 글로벌 카드 등급 평가기관 PSA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6년까지 적용될 출시 및 운영 로드맵을 발표했다. PSA는 포켓몬, 유희왕, 원피스 등 주요 TCG 타이틀의 실물 카드를 대상으로 보존 상태와 인쇄 퀄리티 등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는 기관으로, 등급 결과가 중고 거래가와 투자 가치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해당 제휴를 통해 쿠키런 카드의 컨디션 등급을 글로벌 표준에 맞춰 인증받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집가와 투자자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PSA 등급 평가는 카드 표면 스크래치, 모서리 마모, 인쇄 정렬 상태 등 여러 항목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점수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높은 등급을 받은 카드는 동일한 카드라도 희소성과 가격이 크게 올라가는 구조다. 특히 이번 제휴를 통해 쿠키런 카드 게임은 기존 디지털 게임 세계관을 실물 카드 자산으로 확장하면서, 온라인 플레이와 오프라인 컬렉션 양쪽 모두에서 IP 가치 제고를 노린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PSA 등급 부여 대상은 일본과 미국 중심의 TCG가 주류였던 만큼, 한국 캐릭터 IP 기반 TCG가 이 대열에 합류하는 점은 시장 확대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데브시스터즈는 PSA 제휴에 더해 글로벌 동시 출시에 가까운 제품 운영 체계도 로드맵에 담았다. 지금까지는 한국, 북미, 동남아 등 지역별로 제품 출시 시점이 차이가 나며 카드 풀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로 인해 국가별로 덱 연구 속도와 카드 수급 환경이 서로 달라져, 대전 메타와 수집 경험에 격차가 발생했다는 게 이용자들의 지적이었다. 회사는 내년 7월부터 한국과 북미, 동남아 주요 권역의 출시 일정을 최대한 근접하게 맞추고, 이후 2026년까지 동시 출시에 가까운 일정 정렬을 추진해 전 세계 플레이어가 유사한 카드 풀에서 연구와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출시 일정 정렬과 함께 카드 공급 주기도 조정한다. 아시아 지역 기준으로 제품 출시 간격을 기존 약 3개월에서 2.5개월로 앞당겨, 신규 카드와 전략을 보다 짧은 주기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TCG에서 카드 발매 주기는 곧 메타 변화 속도와 직결된다. 발매 간격이 길수록 특정 상위 덱이 장기간 유지되며 게임 환경이 고착화되기 쉬운데, 데브시스터즈는 주기를 줄여 새로운 카드 조합과 대응 전략을 자주 제시함으로써 경쟁 연구 동기를 계속 자극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수집 측면에서는 한 해 동안 경험할 수 있는 시리즈와 일러스트 풀을 늘려, PSA 등급을 전제로 한 장기 보유와 거래 수요도 뒷받침한다는 목표다.

 

카드 구성 면에서도 메타 다양성과 수집 재미를 위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기존 5종 카드 컬러 체계에 신규 컬러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컬러는 TCG에서 덱의 특성과 자원 운용 방식을 규정하는 핵심 축이라, 신규 컬러가 도입되면 기존에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전략 유형이나 콤보 구조가 등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방어 중심 메타와 속공 중심 메타 사이에 제3의 자원 구조를 가진 컬러가 들어오면, 상성 구조가 더 복잡해지고 특정 카드나 콤보에 대한 의존성이 낮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수집가 입장에서는 컬러 확장을 통해 일러스트, 레어리티, 카드 효과가 교차하는 새로운 테마 세트를 노릴 수 있어, PSA 등급 인증과 결합될 경우 장기적인 보유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이번 로드맵 이후 첫 번째로 출시될 부스터 팩은 진리와 거짓의 게임이다. 이 팩에는 기존 인기 캐릭터인 쉐도우밀크 쿠키뿐 아니라 신규 스킨을 적용한 새로운 버전의 쉐도우밀크 쿠키가 포함될 예정이다. 동일 캐릭터의 다른 일러스트와 스킨은 PSA 수집 시장에서 별도의 시리즈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으로는 캐릭터별 서브 라인업이 형성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이번 부스터 팩에서만 등장하는 신규 플립 카드가 홀로그램 카드 형태로 추가될 계획이다. 특정 팩에만 수록되는 한정 홀로그램 카드는 초기에 확보한 플레이어와 수집가에게 희소성을 제공해 PSA 고등급 매물 형성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향후 재판매 시장과 카드 경매 플랫폼에서의 주목도가 높아질 수 있다.

 

글로벌 TCG 시장에서는 이미 포켓몬과 유희왕, 원피스 등 메이저 타이틀들이 PSA 등급과 연계된 2차 거래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고등급 카드가 자산화되면서, 제조사들은 생산량과 한정판 전략을 세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의 이번 PSA 제휴와 글로벌 동시 출시 전략은 이러한 흐름에 한국 IP가 본격 합류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카드 발매 주기 단축과 신규 컬러 도입은 장기적으로 e스포츠형 대전 이벤트나 국제 대회 개최를 염두에 둔 메타 설계라는 관측도 있다. 일정이 권역별로 맞춰질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 대회를 묶은 글로벌 리그 운영도 상대적으로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TCG를 둘러싼 규제나 제도적 환경은 국가마다 다르다. 일부 국가에서는 카드 뽑기 구조가 사행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관련 규제를 검토하고 있고, 미성년자 대상 판매나 확률 공개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PSA 등급 연계로 카드의 투자성이 강조될 경우, 수집과 투자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요구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게임과 수집품 사이에 위치한 TCG에 대한 명확한 제도 틀이 아직 정교하지 않은 만큼,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각국의 규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현지 법규에 맞춘 운영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게임과 수집, 투자와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TCG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데브시스터즈의 이번 행보는 한국 캐릭터 IP 기반 카드 게임이 글로벌 표준에 근접한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전초 단계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PSA 제휴와 글로벌 동시 출시 전략이 실제로 국내외 수집가와 플레이어를 얼마나 끌어들일지, 그리고 카드 발매 주기 단축과 신규 컬러 도입이 게임 메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작동할지 지켜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로드맵이 쿠키런 카드 게임을 장기 IP로 자리잡게 하는 동력이 될지, 그리고 국내 TCG 생태계 전반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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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시스터즈#쿠키런브레이버스카드게임#p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