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R2 표적 펩타이드 점안제”…휴온스, 1상 성공으로 신약 경쟁 가세
안구 표면 염증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표적 기전 신약이 안구건조증 시장 판도를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휴온스가 개발 중인 펩타이드 기반 점안제가 초기 임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며 후속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 중심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지, 중장기 안구질환 신약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휴온스는 28일 노바셀테크놀로지로부터 도입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 HUC1-394의 국내 임상 1상 결과보고서를 27일 수령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23년 1월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고 건강한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험에서 안전성, 국소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했다.

HUC1-394는 펩타이드 서열을 기반으로 한 점안제 형태의 신약후보로, 포르밀 펩타이드 수용체2로 알려진 FPR2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FPR2는 선천면역과 염증 해소 과정에 관여하는 G단백질 결합 수용체로, 염증 신호를 진정시키고 조직 회복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휴온스는 HUC1-394가 이 수용체를 활성화해 각막과 결막에서 과도하게 증폭된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염증성 손상 이후 조직 회복을 촉진하는 기전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기존 스테로이드 제제처럼 면역을 광범위하게 억제하기보다, 염증 해소 경로를 선택적으로 자극해 부작용 위험을 낮추는 접근이다.
이번 1상에서 휴온스는 단회용량상승시험과 반복용량상승시험을 통해 다양한 농도의 HUC1-394를 단회 및 반복 투여하며 안전성과 내약성을 검증했다. 중대한 이상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투여 후 발생한 이상사례 대부분은 경증이었고 관찰 기간 내에 자연 회복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상사례의 종류와 빈도는 투여 용량이나 기간 증가와 뚜렷한 상관성을 보이지 않아, 용량 범위 내에서 전반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이 우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초기 약동학 평가에서도 전신 노출과 관련된 특별한 우려 신호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HUC1-394가 겨냥하는 안구건조증은 눈물 생성과 분포 이상, 눈 표면 손상, 만성 염증이 복합적으로 얽힌 질환이다. 중등도 이상 환자에서는 각막 상피가 반복적으로 손상되며 통증과 시야 흐림, 이물감 등 일상생활을 크게 저해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인공눈물은 증상 완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병인인 염증 조절에는 한계가 있고, 스테로이드나 칼시뉴린 억제제는 장기 사용 시 안압 상승, 백내장 등 부작용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휴온스는 FPR2 표적 펩타이드 기전이 이런 공백을 공략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회사는 HUC1-394가 각결막염을 포함한 안구 표면 염증을 줄이고, 손상된 각막 회복을 촉진해 시력과 자각 증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신 흡수는 낮추고 국소 작용에 초점을 맞춘 설계가 반복 투여가 필요한 만성 질환 특성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에서는 이미 사이클로스포린, 리필그라스트림 계열 신약이 출시돼 있으나, 충분한 효과를 경험하지 못한 환자군과 부작용 우려로 치료를 회피하는 환자군이 남아 있는 상태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다양한 새로운 기전의 점안제 파이프라인이 경쟁 중이며, 최근에는 염증 해소 경로와 신경 영양 인자를 동시에 겨냥하는 후보물질도 등장했다. HUC1-394처럼 FPR2를 정면으로 표적하는 안구건조증 후보는 아직 초기 단계여서, 임상 2상에서의 객관적 징후와 주관적 증상 개선 정도에 따라 글로벌 차별화 여지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디바이스 기반 눈물층 안정화 솔루션이나 디지털 헬스 기술을 활용한 안구건조증 관리 서비스 논의도 이어지고 있으나, 중증 환자에서는 여전히 약물 치료의 역할이 크다. HUC1-394와 같은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 등장하면, 기존 약물과 병용 또는 단계적 치료 알고리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의료계 의견도 나온다.
향후 개발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상 이후 유효성 지표로 객관적 안구 표면 손상 척도, 눈물막 파괴시간, 염증 바이오마커 등을 요구하고, 장기 투여에 따른 안전성 데이터 축적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만성 안구질환 특성상 6개월 이상 장기 투여 데이터와 특정 기저질환 동반 환자에서의 안전성 검증이 허가 심사 과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휴온스는 이번 1상 결과를 토대로 후속 임상 설계를 구체화하고 있다. 박경미 휴온스 연구개발총괄 부사장은 후속 임상을 통해 안구건조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HUC1-394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공동개발이나 기술수출 카드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통증과 시야 저하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