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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G 다운로드 속도, 뉴욕의 2배…글로벌 품질 격차 부각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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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5G 이동통신 품질이 미국, 일본, 유럽 주요 도시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5G 다운로드 속도는 물론 업로드와 지연시간까지 핵심 지표 전반에서 글로벌 상위권을 기록하면서, 국내 통신 인프라 경쟁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5G 품질 격차가 향후 XR, 클라우드 게임, 자율주행 통신, 스마트팩토리 등 고대역·저지연 서비스를 빠르게 상용화하는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동시에 일부 해외 도시는 지하철 등 생활 인프라 구간에서 품질 미흡이 드러나며, 국가별 통신 인프라 투자 수준 차이가 수치로 드러난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KTOA는 24일 한국을 포함한 해외 주요 7개국 8개 도시를 대상으로 5G 이동통신과 와이파이 품질을 비교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2024년 상반기 각국 상위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동일 조건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 갤럭시 S24 울트라를 현지에서 개통해 속도제한이 없는 요금제로 측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수행하는 품질평가와 같은 방법론을 적용해, 국가 간 수치 비교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조사 결과 국내 통신 3사의 2024년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1025.52메가비트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대상 7개국 평균 268.01메가비트와 비교해 3.8배 이상 빠른 수준이다. 개별 도시와 비교해도 격차가 뚜렷하다.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평균 속도는 501.05메가비트로 한국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고, 미국 뉴욕은 447.14메가비트로 나타났다.  

 

다른 도시와의 격차는 더 크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는 287.57메가비트, 프랑스 파리는 221.74메가비트, 일본 도쿄는 221.03메가비트,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181.60메가비트, 캐나다 토론토는 157.93메가비트, 호주 시드니는 126.05메가비트 수준에 그쳤다. 다운로드 기준으로만 보면 한국과 도쿄 간 속도 차이는 4배 이상 벌어졌다.  

 

업로드와 지연시간에서도 국내 서비스 우위가 확인됐다. 국내 통신 3사의 평균 업로드 속도는 90.12메가비트로, 7개국 평균 53.88메가비트보다 1.6배 높았다. 데이터가 서버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평균 지연시간은 국내가 20.01밀리초로 측정돼, 조사 대상국 평균 53.64밀리초의 절반 이하로 짧았다. 통신 지연이 적을수록 실시간 화상통화, 클라우드 게임, 원격 제어 서비스의 품질이 향상되기 때문에, 이 수치는 미래 서비스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지표로 여겨진다.  

 

KTOA는 전년 대비 해외 5G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됐지만, 전송속도와 전송성공률, 지연시간 등 대부분 항목에서 국내 이동통신이 우수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부 해외 도시 지하철 구간에서는 통신 연결이 자주 끊기거나 속도가 급격히 저하돼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는 지하 공간 커버리지 확보, 기지국 밀도, 중계기 설치 등 인프라 투자 차이가 체감 품질을 좌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에서도 한국의 품질 우위가 두드러졌다. KTOA가 각국 공공장소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와이파이 속도를 조사한 결과, 2024년 국내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463.55메가비트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조사 대상국 평균 48.26메가비트와 비교하면 10배에 가까운 격차다. 카페, 공공기관, 교통시설 등에서 제공하는 공공 와이파이의 속도와 안정성이 높을수록, 데이터 요금 부담 없이 스트리밍, 클라우드 기반 업무 등 고용량 서비스를 이용하기 수월해진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5G와 와이파이 품질 우위가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네트워크 기반이 충분히 빠르고 안정적일수록, 기업은 초고해상도 영상 전송, 클라우드 기반 제조 모니터링, 실시간 원격 협업 등 고도화된 서비스를 과감하게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국가에서는 동일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더 많은 보완 시스템과 비용이 필요해 효율성이 낮아질 수 있다.  

 

KTOA는 매년 품질측정 전문기관에 해외 이동통신 품질 조사를 위탁해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소비자 정보 제공 사이트인 스마트초이스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네트워크 기술 세대 전환과 함께 국가 간 품질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가운데, 국내 통신 인프라 수준이 향후 5G 고도화와 6G 전환 과정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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