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액 23% 급감했지만 메이저 코인 반등”…국내 가상자산 시장, 위험선호 회복 조짐
현지시각 기준 2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기술주와 비트코인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이 여파가 3일 아시아·한국(Korea) 시장으로 이어지며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하루 새 20% 넘게 줄어든 가운데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XRP 등 주요 코인 가격이 일제히 반등해 투자심리 회복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월 3일 오전 8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3조 7,8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4조 9,491억원 수준에서 1조 1,595억원 줄어 23.4% 감소했다. 레버리지 포지션 강제 청산 이후 단기 매매 자금이 빠져나가며 거래량이 위축된 반면, 가격 측면에서는 메이저 코인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모습이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3/1764717671545_484585637.jpg)
거래소별로 보면 업비트가 2조 4,302억원을 기록해 전체의 64.1%를 차지했고, 빗썸이 1조 1,315억원(29.9%), 코인원이 1,949억원(5.1%), 코빗이 33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업비트 기준 거래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리플 XRP가 4,474억원이 거래되며 3,225원에 마감해 전일 대비 6.19% 올랐다. 비트코인은 3,922억원이 오가며 1억 3,679만2,000원으로 5.90% 상승했고, 이더리움은 2,324억원 거래에 449만1,000원을 기록해 7.11% 올랐다. 같은 상위권에서 스테이블 코인 테더는 0.60% 하락했다.
알트코인 쪽에서는 솔라나가 8.97% 상승했고, 오르카는 23.00% 급등, 수이는 19.45% 강세를 나타냈다. 도지코인도 474억원이 거래되며 5.34% 상승했다. 빗썸에서는 테더, 리플 XRP,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등이 거래 상위권을 형성한 가운데 에인션트8, 파이버스, 모나드, 도지코인, 펏지펭귄 등 중소형 알트코인으로 단기 매매 자금이 유입되며 특정 종목 중심의 거래 편중 현상이 이어졌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비트코인이 약 2,695조 6,998억원 규모로 1위를 지켰고, 이더리움이 534조 5,602억원으로 2위에 올라 있다. 테더(271조 1,763억원), 리플 XRP(192조 1,615억원), 비앤비(178조 555억원)가 그 뒤를 잇는다. 이어 솔라나, 유에스디코인, 트론, 도지코인, 에이다가 글로벌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포진해 메이저 코인군의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인 구도를 확인시켰다.
법정통화 기준 비트코인 거래 비중에서는 미국 달러의 영향력이 두드러졌다. 코인힐스 자료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비트코인 법정통화 거래 비중은 미국 달러가 83.04%(7조 2,320억원)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일본(Japan) 엔이 7.55%(6,577억원), 한국 원화가 6.26%(5,453억원), 유로화가 1.27%(1,10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원화 기준으로 12월 2일 1억 3,685만원으로 마감해 전일보다 768만원(5.94%) 상승했고, 최근 50일 최저가인 11월 22일 1억 2,733만원 대비로는 약 7.5% 회복했다.
이더리움도 같은 날 449만3,000원으로 하루 새 30만원(7.15%) 뛰었고, 도지코인은 218원으로 5.83% 올랐다. 리플 XRP는 3,229원으로 전일 대비 6.32% 상승했으며, 11월 22일 기록한 2,930원 저점과 비교하면 10.2% 반등한 수준이다. 파이코인은 코인마켓캡 기준 전일보다 2.98% 오른 347.2원에 거래되고 있어, 거래대금 축소 국면에서도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XRP·도지코인·파이코인 등 메이저 및 프로젝트성 코인으로 자금이 선택적으로 이동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국제 금융 환경 변화는 이번 반등에 중요한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3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25%, 나스닥 지수는 0.59% 상승해 미국 3대 지수가 모두 강세로 마감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84% 오르면서 기술주와 인공지능(AI)·반도체 테마가 랠리를 주도했고, 인텔은 8.66% 급등하는 등 대형 기술주 전반에 위험 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
시장 변동성 지표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6.59로 내려앉으며 공포 심리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 이런 환경 속에서 비트코인은 뉴욕 현지 거래에서 장중 7% 이상 급등했고, 마감 기준으로는 5% 안팎 상승해 전날 급락분을 일부 만회했다. 뉴욕 시장에서 형성된 비트코인 반등세와 위험자산 선호 회복 흐름이 아시아 시간대로 이어지며 국내 원화 마켓에서도 전일 레버리지 청산으로 투매에 나섰던 단기 물량이 다시 저가 매수세와 맞바뀌는 수급 구조로 전환된 것으로 해석된다.
통화정책 기대도 가상자산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89.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정책 방향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면서 내년 후반 성장 가속화 가능성을 바라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다만 에너지 등 일부 경기민감 업종이 약세를 보이는 등 실물 경제 지표는 엇갈리고 있어, 가상자산과 주식 등 위험자산의 랠리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 같은 환경에서 뉴욕증시 기술주 중심 랠리와 비트코인 반등은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에 ‘과도한 공포 완화’ 신호를 주고 있다. 국내 코인 시장에서도 레버리지 비중을 줄인 상태에서 현물 위주 저가 매수에 나서는 수급 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 흐름과 변동성 지수를 통해 글로벌 위험 선호 방향을 점검하면서 코인과 주식 간 포트폴리오 비중을 재조정하려는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 달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을 크게 흔든 핵심 변수는 비트코인 조정 국면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11월 한 달 동안 12만~12만5,000달러 구간에서 8만8,500달러 안팎까지 밀리며 약 30~35% 조정을 겪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한 달 새 약 35억달러가 순유출됐고, 이 가운데 블랙록 ETF에서만 최대 23억달러 자금이 빠져나가며 매도 압력이 크게 불어났다. 같은 기간 레버리지 포지션 강제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하락 폭이 확대됐고, 공포·탐욕 지수는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내려섰다.
여기에 연준 추가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 약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시사, 중국(China) 인민은행의 암호화폐 거래 경고까지 겹치며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그럼에도 12월 초 뉴욕증시 기술주 랠리와 함께 비트코인이 9만달러 안팎 수준에서 다시 방향성을 모색하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ETF 자금 흐름, 레버리지 잔고 축소 속도에 따라 저가 매수 기회 여부를 가늠하려는 시장의 관망 기조가 강해졌다.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대체로 동조화된 하락 흐름을 보였지만 낙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11월 내내 3,000~3,200달러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이더리움 ETF에는 약 2억9,000만달러 규모 순유입이 발생해 운용 자산이 286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났다. 온체인 데이터에서는 장기 보유 지갑의 거래소 출금이 190% 가까이 급증해 장기간 이동이 없던 물량 일부가 차익 실현 성격으로 시장에 출회된 단서를 제공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푸사카(Fusaka) 업그레이드’로 대표되는 대규모 하드포크와 이후 예정된 펙트라 업그레이드가 처리량 개선, 2층(L2) 생태계 성장, 수수료 절감, 보안 강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지속된다. 국제 시장에서는 이 같은 개발 로드맵을 근거로 이더리움의 중장기 펀더멘털을 견조하게 평가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금리·달러 강세·유동성 축소 등 거시 변수 악화 시 2,000달러대 후반 지지선 재테스트 가능성도 열려 있어, 단기 투자자에게는 3,200달러 상단 돌파 여부와 파생상품 시장의 미결제약정·펀딩비 정상화 여부가 핵심 점검 포인트로 꼽힌다.
리플 XRP는 ETF 상장, 규제 환경 변화, 실사용 확대라는 세 가지 요인이 맞물리며 비트코인·이더리움과는 다른 궤적을 보이고 있다. 11월 중순 이후 미국 시장에서 현물 XRP ETF가 잇달아 상장되며 11월 13~24일 사이 네 개 스팟 ETF에 유입된 누적 자금이 10억달러를 넘어섰고, 이 가운데 솔라나·XRP ETF에만 약 9억달러가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4억1,000만달러 정도가 XRP 관련 상품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리플은 싱가포르 통화청(MAS)으로부터 라이선스 확장 승인을 받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결제·송금 인프라 사업 기반을 넓혔다. 온체인 데이터에서는 ‘고래’로 불리는 대형 지갑 주소 거래가 늘어나 기관·대형 투자자 수요가 서서히 누적되는 흐름이 포착된다. 그럼에도 XRP 가격은 지난 한 달간 20% 넘게 조정받아 2달러 아래까지 밀렸다가 다시 2달러 초반~중반 레벨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등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 ETF 승인과 규제 완화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추가 규제·소송 관련 뉴스와 시장 변동성에 따라 큰 폭의 가격 스윙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가상자산 투자 전략과 관련해 자산별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금리와 유동성, ETF 자금 흐름, 규제 환경이라는 공통 변수를 면밀히 점검하되, 비트코인은 ETF 자금 방향 전환과 핵심 가격 지지선 회복 여부, 이더리움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와 온체인 펀더멘털의 실적 연결 정도, 리플 XRP는 실사용 데이터와 제도권 편입 진척도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하루 새 거래액이 20% 넘게 줄어든 상황을 감안할 때 레버리지 비중을 낮추고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XRP·도지코인·파이코인 등 메이저 종목 위주로 분산 접근해 변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통화정책과 ETF 자금 흐름, 기술주와 가상자산 간 동조화 양상에 주목하며 향후 위험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고 있어, 이번 반등이 새로운 상승 추세의 출발점이 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