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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숲”…가을 빛 따라 걷는 홍천 힐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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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숲”…가을 빛 따라 걷는 홍천 힐링 여행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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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어김없이 홍천의 숲길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다. 예전에는 멀고 낯선 농촌 여행지로 여겨졌지만, 요즘 홍천은 가을 정취와 가족·연인을 위한 소소한 체험 공간으로 일상의 쉼표가 되고 있다.

 

구름이 많은 선선한 오후, 24.8도의 공기는 산책과 외출에 딱 맞다. 일교차가 커질수록 청명한 하늘과 노란 단풍이 더 선명하게 여운을 남긴다. 특히 홍천군 화촌면에 있는 알파카월드는 알파카와 직접 산책하고 다양한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어, 힐링 명소로 꼽힌다. 방문객들은 방목장에서 자유로운 알파카를 감상하고, 앵무새와 독수리 먹이 주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SNS에는 알파카와 숲길을 걷는 모습을 기록하는 이들이 늘고, “아이보다 내가 더 즐겁다”는 소감도 종종 등장한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홍천 은행나무숲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홍천 은행나무숲

이런 변화는 가족 단위 레저 활동의 증가, 자연 체험 욕구의 확산에서도 보인다. 가까운 홍천동키마을도 인기다. 홍천강을 따라 조성된 이곳은 당나귀 우유 비누 만들기나 쿠키 만들기 등 직접 만들고 만지는 경험이 풍부하다. 방문객들은 “아이와 도심을 벗어나 이렇게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던 날이 오랜만이었다”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자연 속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 부른다. 김지은 여행 칼럼니스트는 “코로나19 이후, 닫힌 실내보다 탁 트인 야외에서 자연과 교감하려는 여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동물 체험이나 계절 따라 변화하는 풍경은 일상에 리셋 버튼을 누른다”고 해석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와 은행나무숲에서 찍은 사진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알파카 먹이주기 영상만 봐도 힐링” 등 진솔한 후기들이 이어진다. 여행 이후에도 그날의 풍경과 감정이 오래 남아있다는 이들도 많다.

 

홍천은행나무숲에 이르면 가을 햇살 아래 노랗게 반짝이는 잎사귀가 특별한 사진을 선물한다. 느리게 걷는 시간, 깊어가는 계절의 냄새가 삶에 작은 위로가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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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알파카월드#은행나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