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혐의 법리적 근거 없다”…이관형, 이명현 특검·추미애 의원 무고 혐의로 맞고소

위증교사 혐의를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다시 불붙었다. 해병대 채상병 관련 '구명로비' 의혹을 받는 이관형 전 해병이,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상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맞고소를 예고하며 정국의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관형 씨는 9월 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명현 특별검사와 추미애 의원을 무고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 이관형 씨는 고소장에서 "피고소인들은 고소인을 형사 처분받게 할 목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위증교사 혐의를 허위로 만들어 국회에 고발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통로로 지목된 ‘멋진해병’ 단체대화방 일원인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 등과 함께, 이관형 씨 등 11명을 위증과 위증교사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에 국회는 해당 단체 일원들이 국회에서 허위 진술을 하도록 조직적으로 교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관형 씨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는 위증죄만 규정돼 있고 위증교사 처벌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법적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위증교사라는 죄목 자체가 법리적으로 성립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송호종 전 부장의 국회 증언이 일부 사실과 다르더라도, "이는 고의가 아닌 기억 착오에 불과하므로 위증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보다 앞서 이관형 씨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수사 자료를 특정 언론사에 전달했다며, 이명현 특검과 추미애 의원을 공무상 비밀누설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한편 이관형 씨는 지난해에도 정치권에 임성근 전 사단장과 김건희 여사의 측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간 친분 의혹을 제보했다가, 실제로는 두 사람이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며 이를 번복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여야는 이번 무고 고소와 관련해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진실 규명을 위한 국회 차원의 합리적 대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도 "정치적 의도가 깔린 과잉 고발"을 지적하며 맞서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맞고소 사태가 채상병 사건 및 특검수사의 향후 진행 과정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후속 대응과 함께, 공수처 수사 결과 역시 정국 변동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