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ETF 순자산 2.6배 폭증”…인플레이션 불안·국제 금값 상승에 자금 몰려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 자금이 급증하고 있다.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달 5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된 금 ETF 10종의 순자산 총액은 2조2,8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8,772억원)보다 9개월 만에 약 2.6배로 불어난 규모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로, 순자산이 1조4,992억원에 달했다. 뒤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H)’ 2,832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 2,078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 역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ACE KRX금현물’은 6.24%, ‘KODEX 골드선물’ 5.50%, ‘TIGER KRX금현물’ 5.81% 등 주요 상품 대다수가 5%를 웃돌았고,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는 11.1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버스(금값 하락에 베팅) 상품을 제외한 대부분 금 관련 ETF가 뚜렷한 수익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제·통상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는 물론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 달러 약세, 미 국채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금 수요를 자극한다고 분석한다. 실제 트로이온스당 뉴욕 선물 금값은 3일 사상 최초로 3,600달러를 돌파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장기적으로 5,000달러 전망을 제시했다.
업계는 안전자산 선호와 ETF 투자 확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투자자들에게 현물과 선물형 ETF간 차이, 상품 구조에 대한 이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국제 물가·통화정책 변수에 따라 금 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글로벌 긴축과 인플레이션 기조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