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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 아래 걷는다”…나주에서 만난 역사와 자연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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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 아래 걷는다”…나주에서 만난 역사와 자연의 여유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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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주를 천천히 걸어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조용한 자연과 오래된 역사의 흔적이 함께 머무는 이 도시는, 예전엔 그냥 스쳐 지나가는 한적한 고장이었지만, 지금은 일상 속 특별한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나주의 아침 풍경은 가을 햇살이 담겨 한결 부드럽고 온화하다. 영산강 유역에 자리 잡은 이곳은 넓은 평야와 강줄기가 어우러지는 풍요로운 자연 경관이 펼쳐진다. 10일 오전 기준, 나주시는 구름이 많지만 강수확률이 낮고, 최고 31.0도까지 오르는 선선한 가을 날씨가 이어진다. 새벽과 낮, 모두를 아우르듯 기온은 높고 바람은 시원하게 분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금성관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금성관

나주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마한의 숨결이 살아 있는 국립나주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상설 전시실에 전시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의 유물들은 보는 이에게 오래된 시간의 깊이를 전한다. 야외 고분군 재현장을 거닐다 보면, 가을 하늘 아래 조용히 이어지는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이 떠오른다. 실제로 방문객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훑는 박물관이 아니라, 나주의 이야기가 한 줄 한 줄 살아 있다”고 느꼈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금성관은 조선시대 지방 관아의 객사로, 단정하면서도 위엄 있는 자태를 뽐낸다. 붐비지 않는 넉넉한 공간에서 기와지붕의 곡선과 푸른 하늘이 어우러지며, 방문자는 “조용히 걷기만 해도 그림이 된다”고 고백했다. 자연스럽게 옛 목사의 하루와 나주 사람들이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빛가람호수공원은 나주 혁신도시에 들어선 현대적인 호수공원으로, 널찍하게 펼쳐진 산책로와 수변 에는 계절마다 다른 모습이 스민다. 구름 많은 가을 하늘이 호수에 비치는 풍경 속을 천천히 거닐면, 바쁜 일상과 조금은 다른 속도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 휴식과 운동, 피크닉과 산책이 모두 어울리는 이곳은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진다”는 반응도 많다.

 

전문가는 “이런 일상의 짧은 나들이는 감정적 리셋의 효능도 크다. 자연과 역사, 적당한 걷기가 주는 치유 효과는 생각보다 값지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가족 단위와 친구, 혼자 온 여행자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각자의 방식으로 나주를 경험한다는 후기도 이어진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나주가 이렇게 예쁜 곳인지 몰랐다”, “딱히 볼 게 없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조용해서 더 좋았다” 등, 직접 다녀간 이들의 목소리가 공감을 산다. 여유로이 바람을 느끼며 역사와 자연을 함께 바라보는 경험이 점점 더 많은 이들에게 작은 쉼표가 돼주는 모양새다.

 

작고 사소한 여행처럼 보여도, 나주의 하루는 은은한 가을 햇살 만큼이나 마음의 틈새를 따뜻하게 비춘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싶은 ‘나의 여행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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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국립나주박물관#금성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