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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으로 대사산물 정밀 측정”…카이스트, 스마트 패치 실증 → 만성질환 관리 혁신 예고
IT/바이오

“땀으로 대사산물 정밀 측정”…카이스트, 스마트 패치 실증 → 만성질환 관리 혁신 예고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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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속 대사산물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웨어러블 '스마트 패치'가 만성질환 관리와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팀은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초박형 웨어러블 패치를 통해, 혈액 대신 땀으로 건강 상태를 정밀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실증했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비침습적 생체모니터링 경쟁’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카이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스마트 패치는 땀 채취와 대사산물 동시 분석을 하나로 통합했다. 패치 내부에는 6~17개 챔버로 이뤄진 미세유체 채널이 적용돼, 운동 중 시간 순서대로 나오는 땀을 각 공간별로 분리·저장할 수 있다. 패치 표면에는 금속 미세구조가 빛과 상호작용하는 ‘나노플라즈모닉 광학센서’가 내장돼, 땀 속 분자농도를 기존보다 고감도로 검출한다. 기존 형광염색 방식보다 정교하게 다양한 바이오마커(생체 신호물질)를 동시·연속 측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핵심 기술인 '나노플라즈모닉 구조'는 빛(광파장)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조작해, 요산·젖산·티로신 등 대사산물의 농도 및 시간적 변화를 감지한다. 미세유체 기술을 결합, 머리카락보다 얇은 채널에서 땀을 흐름 제어와 구간별 수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정 교수팀은 실제 실험에서 운동 시 분비되는 땀을 통해, 주요 바이오마커 성분이 시간·식단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속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패치로 통풍, 간기능 이상, 신장질환 등 대사 이상 위험 요인을 무채혈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음이 최초로 입증됐다.

 

이 기술은 달리기, 마라톤, 피트니스 등 운동 중 지구력·근골격 상태 모니터링은 물론, 만성질환 관리·약물 반응 추적 등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로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기존 혈액검사 의존도를 크게 줄여, 환자·일반인 누구나 손쉽게 체내 대사 변화 추적이 가능해진다. 해외에서도 유사 땀 센서 연구가 활발하지만, 카이스트 패치는 시간별 대사산물 동시 정량·모니터링 기술로 국내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원격 헬스케어, 비침습 라이프로그, 스포츠 메디컬 분야에서 관련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도 웨어러블 바이오센서 규제 및 보험 적용 확대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식약처가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 인허가 기준을 단계적으로 정비 중이다.

 

정기훈 교수는 “혈액채취 없이도 땀 패치만으로 개인의 생리적 변화를 연속적으로 파악, 맞춤형 건강 모니터링의 새 지평이 열렸다”며 “대사질환 바이오마커 발굴 및 약물 반응, 환경 노출 평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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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스마트패치#나노플라즈모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