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재 한자리에…SW중심대학 10년, 산학협력 가속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디지털 전환 기술이 대학 교육과 산업 현장을 동시에 바꾸고 있다. 전국 58개 소프트웨어중심대학과 주요 AI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학생들의 연구성과를 공개하고, 기업의 최신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대규모 산학 협력의 장이 마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교육 중심 사업을 넘어 AI 인재 확보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과 SW중심대학협의회가 주관하는 2025 소프트웨어인재페스티벌을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SW중심대학 사업 추진 10주년을 맞아 교육 성과를 집대성하고, AI 중심 교육 전환 전략을 함께 제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행사 주제는 헬로 AI 월드로 정해졌다. AI 시대를 선도할 SW중심대학의 우수 인재와 프로젝트를 국민에게 소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인공지능 인재 축제를 표방한다. 2017년 첫 개최 이후 매년 이어져 온 이 행사는 대학의 소프트웨어 교육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기업과 연계한 산학 프로젝트 결과를 공유하는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 페스티벌에는 전국 58개 SW중심대학과 주요 SW·AI 기업 8개사, 그리고 관심 있는 일반 시민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전시와 강연, 시상, 체험 등 프로그램이 이틀간 운영되며, 대학별 창의적 연구 성과와 산업계의 최신 기술이 동시에 공개된다. 교육 현장에서 도출된 산학 협력 결과물이 기업의 실제 기술 수요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확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전시장은 총 5개 주제관으로 구성된다. SW중심대학 홍보·입시관에서는 58개 대학의 입시 정보와 사업 성과를 한 번에 제공해, 수험생과 학부모가 대학별 소프트웨어·AI 교육 체계를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SW중심대학 소개관에서는 지난 10년간의 사업 추진 연혁과 주요 성과를 연도별로 정리해 국내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정책의 변화를 보여준다.
우수작품관은 각 대학의 대표 산학협력 프로젝트 결과물을 집중 전시하는 공간이다. 학생들이 기업과 함께 수행한 과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소프트웨어와 AI로 해결한 사례가 공개돼 실제 기술 구현 방식과 알고리즘 적용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단순 앱 개발을 넘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데이터 분석, AI 모델 적용 등 고도화된 프로젝트 비중이 늘어난 점이 특징으로 보인다.
SW·AI 기업관에는 아마존웹서비시즈코리아, 유니티테크놀로지스코리아 등 8개 기업이 참여해 AI와 클라우드 기술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학생과 구직자를 대상으로 취업 컨설팅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법, 게임 엔진을 활용한 실시간 3차원 콘텐츠 제작, 생성형 AI 기반 개발 도구 등 현업 기술 스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잠재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는 리크루팅 무대로도 기능할 수 있다.
SW·AI 체험관에서는 AI 바둑과 오목 로봇, 캐리커처 드로잉 로봇, AI 포토부스 등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딥러닝 모델이 탑재된 로봇 기반 서비스, 이미지 인식과 스타일 변환 알고리즘을 활용한 사진·그림 생성 등 AI 기술 원리를 일반 시민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기술 해설과 개발 과정 소개를 함께 제공해 체험 중심 공공 교육에 가깝게 설계된 점이 눈에 띈다.
행사 첫날에는 개막식과 함께 SW중심대학 우수작품 경진대회와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시상식이 열린다. 우수작품 경진대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인 대상 1점,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상인 최우수상 2점, SW중심대학협의회장상인 우수상 3점을 포함해 총 17점이 수여된다. 에세이 공모전에서도 6점의 상이 주어진다. 평가 기준에는 기술 완성도와 혁신성뿐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 가능성, 사업화 잠재력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교육 트렌드를 짚는 강연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아주대학교 윤대균 교수는 소프트웨어 3.0 시대, SW중심대학에서 AI중심대학으로를 주제로, 기존 소프트웨어 교육 커리큘럼이 어떻게 AI 중심으로 개편돼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과거 코딩 역량 중심에서, 데이터 이해, 모델링, MLOps와 같은 전 주기 AI 개발 역량까지 아우르는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는 인공지능이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해, 생성형 AI와 자율 시스템 확산이 산업 구조와 직무, 교육 방식에 미칠 영향을 설명한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단편적 논의에서 나아가, 어떤 직무에서 인간과 AI의 협업 구조가 만들어질지, 이에 맞춰 대학 교육과 평생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날에는 2025 SW중심대학 우수작품 경진대회 본상 수상 17개 팀의 발표가 이어진다. 각 팀은 문제 정의, 기술 설계, 데이터 확보와 전처리, AI 모델 구조, 서비스 구현 결과를 심사위원과 참석자 앞에서 공유한다. 폐막식에서는 현장 인기투표로 선정된 인기상 시상과 경품 이벤트가 함께 진행돼 대중 참여도를 높인다.
올해 행사는 SW중심대학 사업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갖는다. 행사 기간 중 SW중심대학 10주년 백서 출판 기념식이 열려 지난 10년간의 성과와 한계를 정리한다. 백서에는 참여 대학 수 확대, 교육과정 고도화, 현장 실습 확대, 창업·취업 성과 등 정량 데이터와 함께, AI 시대에 맞춰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설계할지에 대한 정책 제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W중심대학 사업은 그동안 전공 필수 소프트웨어 교육 확대, 융합 전공 확대, 캡스톤 디자인과 산학 프로젝트 강화 등을 통해 산업 수요 기반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해왔다. 다만 AI 기술 급성장과 글로벌 인재 쟁탈전이 심화되면서, 기존 교육 모델만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과기정통부가 행사 주제에 AI를 전면 내세운 배경이기도 하다.
이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AI가 산업 전반을 바꾸는 대전환 시대에 진정한 경쟁력은 인재에서 비롯된다며, 이번 페스티벌이 AI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차세대 인재들이 교류하고 성장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이 행사가 대학·기업·정부 간 AI 인재와 기술을 연결하는 고정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