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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 미래캠프로 격차 줄인다…KT KCA, 나주서 ESG 동행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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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일상 전반에 스며들면서, 디지털 격차와 온라인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시민 역량이 새로운 교육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사가 보유한 AI 인프라와 공공기관의 방송·전파 전문성이 결합한 디지털 교육 모델이 지역 현장으로 내려가면서, 지역 아동을 위한 정기적 AI 윤리·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생태계가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민간과 공공이 함께 설계한 이번 프로그램을 디지털 포용과 ESG 경영 경쟁의 분기점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KT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KCA와 함께 전라남도 나주시 초등학생 95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미디어와 함께하는 디지털 미래 캠프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미래 디지털 환경의 주 사용자 세대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AI 기술 이해와 동시에 올바른 활용법, 온라인 윤리 의식을 함께 다루도록 구성됐다. 단순 체험형 행사에서 벗어나 윤리와 책임을 포함한 종합 디지털 소양 함양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캠프의 시작은 이동식 인공지능 체험관 KT AI 스테이션에서 진행된 AI 기술 및 윤리 교육이다. KT AI 스테이션은 통신사가 보유한 클라우드와 네트워크 기반 AI 서비스를 이동식 버스 형태로 집약한 교육 플랫폼으로, 음성 인식, 얼굴 인식, 추천 알고리즘 등 주요 AI 원리가 실제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실시간 체험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구조와 함께, 편향된 데이터나 잘못된 사용이 초래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함께 배우도록 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강화됐다. 전문 영상 크리에이터가 참여해 스마트폰과 온라인 플랫폼이 일상이 된 환경에서 영상 콘텐츠를 올바르게 소비하고 제작하는 법을 설명했다. 단순 촬영과 편집 기술을 넘어, 저작권과 초상권, 혐오 표현과 개인정보 노출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 문제를 구체 사례 중심으로 다루며, 학생들이 스스로 콘텐츠의 신뢰성과 타인 권리를 판단하는 기준을 갖추도록 유도했다.

 

ESG 체험 전시관 탐방 프로그램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를 아우르는 ESG 개념을 아동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절감,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서비스 설계, 데이터와 알고리즘 운영의 투명성 등 추상적인 ESG 논의를 실물 전시와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보여주며, 디지털 기술이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 구현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소개했다. 특히 디지털 인프라 산업이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주는 만큼, 통신기업 입장에서의 책임과 개선 노력이 함께 언급됐다.

 

KT대학생IT서포터즈 KIT와 함께하는 가짜뉴스 판별 프로그램은 이번 캠프의 핵심 중 하나다. 학생들은 실제 온라인 기사와 소셜미디어 게시물 사례를 바탕으로 제목과 내용, 출처를 비교해보고, 생성형 AI 도구가 만들어 낸 합성 이미지와 영상이 어떤 특징을 갖는지 학습했다. 단순히 사실 여부를 맞히는 퀴즈 형식에 그치지 않고, 왜곡된 정보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토론하며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캠프는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민관 협력 구조를 함께 정비했다. KT와 KCA는 디지털 포용과 지속가능경영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 MOU를 체결하고, 지역 단위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협약에는 지역 사회공헌 활동 공동 추진, 디지털 소외계층 대상 접근성 향상 및 복리 증진 협력, 민간 공공 ESG 경영 선도 모델 구축과 공유 등이 담겼다. 통신사가 구축한 디지털 인프라와 공공기관의 정책 역량을 결합해 지역 편차를 줄이는 구조를 제도화하겠다는 취지다.

 

국내외적으로도 디지털 포용과 AI 윤리 교육은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초중등 교육과정에 알고리즘 이해, 데이터 활용 윤리, 온라인 혐오 표현 대응 교육을 포함하는 국가 전략이 확산되는 추세다. 글로벌 IT 기업과 통신사들도 자사 AI 플랫폼을 활용한 청소년 디지털 시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ESG 성과와 장기 고객 관계 구축을 동시에 노린다. 이번 KT와 KCA의 사례는 국내에서도 민간 플랫폼과 공공기관이 공동 설계한 지역 기반 프로그램이 본격 궤도에 오르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한편 국내에서는 원격교육, 온라인 수업,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교육 현장의 디지털 인프라 격차와 정보 격차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농산어촌과 도시 간 네트워크 환경 차이, 가정 배경에 따른 디지털 기기 접근성 차이, 보호자와 교사의 디지털 이해도 격차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주시와 같은 지방 중소도시에서 직접 찾아가는 AI 체험관과 맞춤형 교육이 제공되는 것은, 중앙 집중적 교육에서 지역 분산형 디지털 포용 모델로의 전환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훈 KCA 원장은 지역아동들에게 미래 기술과 디지털 윤리의 중요성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KT와 함께 디지털 격차 해소와 ESG 가치 확산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오태성 KT ESG경영추진실장은 다양한 지역과 배경의 아이들이 모두 디지털 세상을 탐험하고 안전하고 책임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며, 양 기관이 추진하는 ESG 경영과 디지털 포용 활동을 이번 협약을 통해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통신사가 단순 네트워크 공급자를 넘어, 지역 사회의 디지털 역량을 공동으로 설계하는 파트너로 역할을 넓히는 사례로 보고 있다. 교육과 인프라, 윤리와 ESG가 결합된 민관 협력 모델이 실제 현장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산업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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