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7연패 도전 막내렸다”…안산·김우진, 세계양궁 혼성 은메달→광주에서 깊은 여운
스포츠

“7연패 도전 막내렸다”…안산·김우진, 세계양궁 혼성 은메달→광주에서 깊은 여운

조현우 기자
입력

광주 5·18 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숨을 죽인 팬들의 시선이 결승 사대를 에워싼 가운데, 안산과 김우진은 각오를 다진 얼굴로 활시위를 들어 올렸다. 세트 초반부터 흔들림 속에서 8점에 머문 두 선수는 이어진 접전에서 집중력을 되찾았으나, 아깝게 2-6(35-36 37-38 38-36 34-37)으로 패해 은메달로 결승을 마무리했다. 익숙한 금빛 소나기가 멈춘 자리엔, 패배를 삼킨 홈 팬들의 박수와 은은한 여운이 오래 남았다.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여섯째 날 진행된 리커브 혼성 결승전에서 안산(광주은행)과 김우진(청주시청)이 한국을 대표해 스페인의 엘리아 카날레스, 안드레스 테미뇨와 맞붙었다. 경기 초반 안산과 김우진은 불안한 스타트로 각자 8점에 화살을 꽂았으나, 김우진이 후속 경기에서 10점을 내리 맞히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승부는 2세트를 37-38로 내주며 상대에 조금씩 기울었고, 3세트를 38-36으로 되찾으며 희망을 일으켰다. 결승점이 걸린 4세트에서 안산이 10점에 실패하며 한국은 34-37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혼성 은메달 획득”…안산·김우진, 광주 세계양궁 7연패 막 내려 / 연합뉴스
“혼성 은메달 획득”…안산·김우진, 광주 세계양궁 7연패 막 내려 / 연합뉴스

안산은 결승 무대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활시위를 맸으나, 고향 광주에서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김우진 역시 남자 개인전 32강 탈락의 마음을 복합적으로 담아냈다. 두 선수는 합심해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리커브 대표팀 첫 메달의 자부심을 지켰다.

 

이날 결과로 한국은 2011년 토리노 대회 이후 7연속 이어온 세계양궁선수권 리커브 혼성전 우승 기록을 마감했다. 일본은 3위 결정전에서 독일을 5-3으로 누르고 동메달을 품에 안았다. 경기장엔 결승 내내 홈 팬들의 박수와 기대가 쏟아졌지만, 선수단의 헌신에 진한 격려가 이어졌다.

 

한편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에서는 최용희(현대제철)가 동메달을 추가하며 한국의 메달 행진을 이었다. 안산은 11일 열리는 여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우진은 김제덕, 이우석과 함께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 올라 오후 미국을 상대할 예정이다. 또한 안산, 임시현, 강채영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인도와의 3위 결정전에 출전해 마지막까지 포디움 사수를 다짐했다. 여자 대표팀은 전날 준결승에서 대만에 석패하며 결승 문턱을 아쉽게 넘지 못했다.

 

결승이 끝난 후, 사대 위에 머문 선수들의 땀방울을 닮은 뚜렷한 여운은 팬들의 가슴을 오래 울렸다. 경기장의 환호와 한숨, 그리고 선수단의 묵묵한 뒷모습이 광주의 하늘에 잔잔히 번졌다.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이번 주 남은 개인전 결승과 단체전으로 대미를 향한다.

조현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안산#김우진#세계양궁선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