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넬라 주의령”…밀폐 공간 냉방병, 점검·환기가 관건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 속 실내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냉방병에 대한 경계가 산업계와 의료계 전반에서 강조되고 있다. 냉방병은 밀폐된 환경에서 장시간 냉방기 가동 시 발생하며, 일반 감기부터 신경계 이상, 소화기 장애 등 유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세균 감염성인 ‘레지오넬라(legionella)’가 냉방병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산업 현장은 물론 대형 빌딩의 냉방기 관리 실태에 관심이 집중된다.
냉방병의 근본 원인은 실내·외 기온 차이가 크고, 몸이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할 때 자율신경계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발생한다. 에어컨 냉각수나 필터 등에서 증식한 레지오넬라균이 냉방기를 통해 순환할 때, 면역이 취약한 사람은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의료 현장에서는 두통·피로·손발 저림뿐 아니라, 위장 장애나 생리 이상 같은 증상이 자주 보고된다. 특히 기존 만성질환자, 면역 이상자, 여성 환자는 더 큰 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냉방기 점검과 필터 청소가 필수적이다. 환기가 어려운 환경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 순환을 유도하고, 찬 공기가 신체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맨손체조나 가벼운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도모하고, 꾸준한 생활리듬 유지 및 유산소 활동이 자율신경계 건강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방법으로 제시된다.
국내에서는 정기적으로 냉방기를 소독하고 필터를 교체하는 산업 안전 지침이 마련돼 있으나, 실제 이행률은 업장 규모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레지오넬라균의 집단 감염에 취약한 대형 빌딩, 공장, 의료기관 등에서는 병원균 검사 및 관리 기록의 자동화·관리가 글로벌 기준으로 부각된 추세다. 미국과 유럽은 레지오넬라 예방을 위한 냉방기 자동 소독 시스템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빌딩관리업계와 의학계가 관련 지침 강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신현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적정 온도와 습도 유지가 건강 관리의 핵심”이라며, “에어컨 사용 시 직접 노출 차단과 정기 환기가 냉방병 예방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기 냉방병 이슈를 단순한 일상 건강 문제를 넘어, 감염병 대비 및 실내환경 안전관리 체계 강화의 전환점으로 본다. 산업계는 냉방병 예방 시스템이 실제로 상업시설과 의료현장에 뿌리내릴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