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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M 앱 가치업 10만명 돌파…픽플레이, 생활밀착 인력관리 공략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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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관리 디지털 전환 수요가 커지며 생활권 기반 유통 매장을 겨냥한 HRM 플랫폼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스타트업 픽플레이가 운영하는 인사관리 앱 가치업이 누적 이용자 10만명을 넘기며 외식·프랜차이즈 중심 현장 인력관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복잡한 근무 형태와 잦은 교대가 특징인 매장 운영 현장에서 모바일 기반 HRM 도입이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 가치업이 중소 가맹점과 본사를 동시에 겨냥한 확산 전략으로 플랫폼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픽플레이는 자사의 인사관리 플랫폼 가치업 누적 이용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고 19일 밝혔다. 2023년 5월 출시 이후 약 1년 반 만에 기록한 성과다. 현재 가치업을 활용하는 매장은 2만5000개를 넘어섰고, 누적 출퇴근 기록 데이터는 900만건 이상이 축적된 상태다. 스타트업 서비스로는 이례적으로 전국 단위 프랜차이즈와 라이프스타일 매장까지 사용처를 넓히며 HRM 특화 서비스로 자리잡아 가는 모습이다.

가치업은 외식업을 비롯한 모든 생활권 기반 유통 매장의 특성을 반영해 설계된 인사관리 앱이다. 출퇴근 기록 관리, 근로계약서 전자 체결 및 보관, 급여 계산 기능을 핵심으로 제공해 매장 점주와 관리자들이 번거로운 인력관리 업무를 모바일 환경에서 일괄 처리하도록 돕는다. 특히 매장별 상이한 근무 스케줄과 시간제 근로 비중이 높은 업종 특성을 반영해, 법정 근로시간·수당 산정 등 복잡한 요소를 자동화하는 구조를 갖춘 점이 차별점으로 평가된다.

 

출퇴근 관리 기능은 모바일 앱을 통한 출근·퇴근 인증과 기록 저장을 기반으로 한다. 종이 수기 기록이나 엑셀 정리 방식에 비해 근무 시간 누락과 입력 오류를 줄여주고, 나아가 직원별 근무 이력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축적해 인력 운용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근로계약서 기능은 전자 문서 형태로 체결·보관을 지원해 계약서 분실 리스크를 줄이고, 갱신·변경 이력 추적을 수월하게 만든다. 급여 계산 기능은 출퇴근 기록과 근로계약 조건을 자동 연계해 급여·수당·야간근로비 등을 산출하는 구조로 설계돼, 점주의 수작업 계산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픽플레이는 가치업의 모든 서비스를 현재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초기에 사용자 저변을 넓히기 위해 도입하는 프리 모델 전략으로, 매장과 아르바이트 직원 모두에게 진입 장벽을 최소화해 실제 사용 데이터를 빠르게 쌓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누적 900만건의 출퇴근 기록 데이터는 향후 인력 배치 최적화, 근무 스케줄 추천 등 데이터 기반 기능 고도화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규모다.

 

가치업의 주요 사용처는 외식·카페 등 식음료 프랜차이즈 매장과 종합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촌치킨, 맘스터치, BBQ, BHC, 굽네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와 메가커피, 빽다방 등 커피 브랜드가 가맹점 단위에서 앱을 도입하고 있으며, 다이소, 올리브영 등 생활용품·뷰티 유통 매장도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교대가 잦고 파트타임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인사관리 표준 도구로 자리잡을 경우, 프랜차이즈 본사가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활용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도입 경로다. 윤형선 픽플레이 대표는 가치업을 가맹점이 자발적으로 사용한 뒤, 뒤늦게 프랜차이즈 본사가 직영점에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에 본사 주도로 일괄 도입되던 HRM 솔루션과는 다른 확산 경로로, 개별 매장 차원에서 실효성이 검증된 뒤 본사 차원의 표준 도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바텀업 방식 확산이 중소 가맹점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생각보다 크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매장 인력관리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북미·유럽에서는 타임시트 자동화, 교대근무 스케줄링, 노동법 준수 기능을 통합한 SaaS HRM가 외식·리테일 업계의 기본 도구로 자리잡았고, 인력 공급 불안과 최저임금 인상 등 변수가 겹치며 매장 단위 데이터 기반 인력 최적화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 종이 출퇴근표와 수기 급여 정산이 남아 있는 매장이 적지 않아, 가치업처럼 모바일 기반 HRM 도구가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HRM 플랫폼이 본격적인 B2B 인프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노동 관련 법규 준수 체계도 함께 정교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출퇴근 기록과 근로계약서, 급여 정보는 모두 민감한 인력 데이터이기 때문에, 데이터 암호화와 접근 통제, 보관 기간 준수 등 기술·제도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향후 식품·유통 대기업이 가맹점 인사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수준으로 확장될 경우, 본사와 매장 간 데이터 소유권과 활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도 필요해질 수 있다.

 

픽플레이는 내년 초 가치업에 새로운 기능을 적용하고 사용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축적된 출퇴근·급여 데이터를 바탕으로, 근무 스케줄 자동 배치, 인력 수요 예측, 직영·가맹점 통합 대시보드 등 고도화 기능이 순차적으로 추가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윤형선 대표는 프랜차이즈와 유통 기업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직영점과 가맹점 모두의 인력관리 문제를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외식·리테일 업계에서 인건비 비중이 매출 대비 큰 비율을 차지하고, 인력 확보·유지 난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장 밀착형 HRM 앱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산업계는 가치업과 같은 서비스가 가맹점과 본사 양측의 요구를 얼마나 충족시키며 실제 매장 운영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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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플레이#가치업#인사관리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