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기억과 희생 재조명”…14개국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날 계기 방한
6·25전쟁 75주년을 앞두고 국제 외교무대에서 한국과 참전국 간 역사적 연대가 재조명됐다. 11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날’을 맞아 국가보훈부와 유엔기념공원이 중심이 된 추모·감사 행사가 본격화되면서, 14개국 유엔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80명이 서울, 부산 등지에서 화합의 시간을 가진다.
국가보훈부는 8일부터 13일까지 미국, 영국, 콜롬비아, 튀르키예, 벨기에 등 14개국에서 6·25 전쟁 참전용사와 유가족이 방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일정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11개국 포함, 전쟁 중 한국에 파병했던 14개국이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추모 행사로, 전후 세대에게 평화와 희생의 가치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둔다.

대표적으로 콜롬비아군 루이스 A.가르시아 벨란디아 용사는 100세의 나이로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연천 ‘불모고지 전투’에 참전해 중국군 600여 명을 격퇴하는 전공을 세웠으나, 콜롬비아군도 220여 명의 전사·부상을 겪은 전투의 생생한 산증인이다. 네덜란드의 빌럼 프레데릭 판 스트라렌 용사는 6·25전쟁 후 72년 만에 처음 방한하며, "피난민과 부상병들을 함선으로 이송했던 일이 지금까지도 가슴 속 깊이 남아있다"고 회고했다.
또한, 벨기에의 오스카 드몰 용사의 동생 미셸 에메 드몰과, 영국 윌리엄 로리머 용사의 딸 제인 M. 파크 등 여러 참전국 유가족도 한국 땅을 처음 밟아, 전사자 추모비를 찾고 가족의 넋을 기리는 일정에 함께한다. 유해를 찾지 못한 튀르키예 용사 가족의 절절한 사연도 이번 행사에 모인다.
이들은 9일 서울 전쟁기념관에 헌화하고, 10일 부산으로 이동해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날(11일) 기념식과 감사 오찬에 참석한다. 12일에는 서울로 돌아가 창덕궁 관람과 ‘유엔참전용사, 영웅을 위한 음악회’에 함께하면서, 참전 세대와 대한민국 국민의 지속적 연대를 다진다.
한편, 한국전 참전국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공식 대규모 초청 행사는 올해로 14회를 맞았다. 국내에서는 전후 세대와 유엔 참전 국가 간 화해와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희생에 감사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잔치"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행사가 갈등과 분단의 상징에서 국제 협력의 모범으로 나아가는 외교 자산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각국 참전용사와 유가족과의 교류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역사적 협력의 의미를 국제사회에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