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특검 필요" 68.6%…내란·김건희·채 상병 의혹, 국민 여론 거셌다
내란 관련 사건과 김건희 씨 의혹, 채 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 지점에 2차 특검 도입 문제가 겹치며 정국이 다시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추가 특검 수사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회 특검 법안 논의에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은 2025년 12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2차 특검 도입 필요성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8일 밝혔다. 내란 관련 사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등 기존 특검이 다루지 못한 부분을 추가로 수사하는 2차 특검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전화면접조사에서 응답자의 68.6%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9.4%에 그쳐 양측 격차는 39.2%포인트로 집계됐다.

권역별로 보면 모든 지역에서 2차 특검 필요성에 대한 공감 응답이 과반을 넘겼다. 호남권은 85.8%로 가장 높은 공감 비율을 기록했고, 경기·인천권 70.9%, 서울 68.9%, 부산·울산·경남 67.4%, 강원·제주 64.5%, 충청권 61.4% 순으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에서도 공감 54.5%로 과반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하 전 세대에서 공감 여론이 우세했다. 40대에서는 88.0%가 공감해 가장 높았고, 50대 77.7%, 30대 67.5%, 60대 66.8%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18∼29세에서도 공감 59.7%로 과반을 넘어섰다. 다만 70세 이상에서는 공감 47.8%, 비공감 48.8%로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양상을 보였다.
정당 지지층 별로는 뚜렷한 온도 차가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94.5%는 2차 특검 도입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해 사실상 전폭적인 찬성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77.3%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부정적 인식이 다수를 이뤘다. 무당층의 경우 공감 47.2%, 비공감 46.8%로 찬반이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실시된 자동응답(ARS) 조사에서도 2차 특검 필요성에 대한 공감 여론이 우세했다. ARS조사에서는 "공감한다"가 61.2%, "공감하지 않는다"가 35.4%로 집계돼, 찬성이 반대보다 25.8%포인트 높았다. 특히 "매우 공감한다"는 응답이 51.4%로 절반을 넘으면서 강한 찬성 여론이 확인됐다.
ARS조사 권역별 수치에서도 공감 응답은 모든 지역에서 앞섰다. 호남권이 67.7%로 가장 높았고, 충청권 63.9%, 서울 62.8%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 공감 응답이 비공감보다 많았다. 그러나 18∼29세에서는 비공감 48.4%, 공감 44.6%로 오차범위 내에서 비공감 응답이 근소하게 우위를 보였다. 특히 18∼29세 남성만 놓고 보면 비공감이 59.2%로, 유일하게 공감 여론보다 뚜렷이 높게 나타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2차 특검을 둘러싼 여론 흐름이 향후 국회 공방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은 내란 관련 의혹과 김건희 씨 의혹, 채 상병 사건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다는 점을 들어 특검법 추가 처리 필요성을 거듭 주장해 온 만큼, "국민 다수가 2차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존 수사와 특검이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치 공세형 특검 남발"이라고 맞서온 만큼, 여론 동향과 지지층 민심을 감안해 방어 논리를 재정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당 지지층별 응답 격차에 주목하는 분석도 나온다. 2차 특검을 둘러싼 공감도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압도적으로 높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크게 낮게 나타난 만큼, 특검 논쟁이 기존 진영 구도를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동시에 무당층과 20대 초반에서 찬반이 팽팽하거나 비공감이 우위인 점은 여야 모두 향후 전략 수립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꽃이 2025년 12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실시했다. 전화면접조사는 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총 통화 시도 9천522명 가운데 1천2명이 응답해 응답률 10.5%를 기록했다. ARS조사는 무선 100% RDD 방식을 활용해 총 통화 시도 3만5천37명 중 1천7명이 응답했으며, 응답률은 2.9%였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며, 행정안전부 2025년 11월 말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인구 기준 가중치 셀가중을 적용했다.
여야는 향후 정기국회와 임시국회 일정을 둘러싸고 2차 특검 법안 처리 문제를 다시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국민 여론이 국회 논의 과정에 어떻게 반영될지, 정치권은 2차 특검을 둘러싸고 또 한 차례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