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스 일레븐의 카지노 매니저 떠났다”…미 배우 마이클델라노, 심장마비 사망 파장
현지시각 기준 10월 20일, 미국(USA)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병원에서 배우 마이클 델라노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1970년대 미국 TV 드라마와 2000년대 초 헐리우드 범죄 오락영화 오션스 시리즈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베테랑 조연 배우의 별세 소식에 미국 연예계와 팬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폭스뉴스와 피플 등 미국 연예매체는 26일(현지시각) 일제히 델라노의 부인 진 델라노를 인용해 그의 사망 사실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라스베이거스 소재 병원에서 숨을 거뒀으며,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마비다. 세부적인 병력이나 지병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델라노는 본격적인 연기 활동에 앞서 ‘키 라슨(Key Larson)’이라는 이름으로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A Web of Lies’, ‘A Little Lovin' Goes a Long, Long Way’ 등 싱글을 발표하며 대중음악 무대에 데뷔했고, 이후 연기 쪽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며 본격적인 배우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1970년대 들어 그는 미국 TV 드라마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경찰 드라마 ‘아담-12(Adam-12)’와 수사물 ‘바나비 존스(Barnaby Jones)’ 등 인기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특히 ABC 채널의 소방서 배경 드라마 ‘파이어하우스(Firehouse)’에서 소방관 소니 카푸토 역을 맡아 강인하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를 소화했고, CBS 시트콤 ‘로다(Rhoda)’에서는 조니 벤처 역으로 출연해 코믹한 연기를 선보이며 주연급 조연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후에도 다양한 장르에서 조연으로 활약했다. 액션영화 ‘코만도(Commando)’를 비롯해 ‘찰리의 천사(Charlie’s Angels)’, ‘A-특공대(The A-Team)’ 등 당대 인기 TV 시리즈와 영화에 출연하며, 헐리우드 상업 작품에서 안정적인 존재감을 보인 다작 배우로 평가받았다. 강렬한 인상과 특유의 중후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범죄자, 군인, 관리 등 폭넓은 캐릭터를 연기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델라노의 필모그래피 가운데 국제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오션스 시리즈다. 그는 2001년 개봉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오션스 일레븐(Ocean’s Eleven)’과 2004년 속편 ‘오션스 트웰브(Ocean’s Twelve)’에 잇달아 출연해 카지노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등 초호화 출연진 사이에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관리자를 연기하며, 도둑단과 카지노 측 갈등 구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감초 캐릭터로 기억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인상적인 조연을 남긴 그가 실제로도 해당 도시의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점에서 현지 언론은 “스크린과 현실이 교차하는 듯한 퇴장”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연예 전문 매체들은 델라노를 “1970년대 TV 황금기를 대표하는 다작 조연 배우”이자 “영화와 방송계를 넘나든 성실한 직업 배우”로 추모했다.
델라노는 비교적 조용하게 개인사를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사망 이후에도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을 중심으로 애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공식 추모 행사나 영화계 차원의 헌정 프로그램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별세로 1970년대 미국 방송가를 빛냈던 중견 배우 세대가 하나둘씩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대중문화 연구자들은 “델라노와 같은 조연 배우들이 장기간 구축해온 익숙한 얼굴들의 네트워크가 헐리우드 작품 세계에 안정감과 현실감을 불어넣어 왔다”며 “스트리밍 위주로 재편되는 오늘날 산업 구조 속에서 이들 세대의 퇴장은 하나의 시대가 저무는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별세 소식으로 델라노가 남긴 TV와 영화 속 작품들이 다시 조명되는 가운데, 그가 구축한 캐릭터들이 향후 리메이크나 회고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재해석될지 주목된다. 팬들과 동료 배우, 제작진의 추가 추모 메시지가 이어질 가능성도 커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