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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조선 수주 72% 급감”…신조선 가격 하락에 정부 지원 요구 커져
경제

“중형 조선 수주 72% 급감”…신조선 가격 하락에 정부 지원 요구 커져

한채린 기자
입력

MASGA 프로젝트 등 한미 조선 협력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 들어 국내 중형 조선업이 심각한 침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중형조선업체 수주량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산업적·안보적 핵심 기반의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8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중형조선산업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량은 15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0% 감소했다. 실제로 케이조선이 중형 탱커 6척을 수주한 것 외에 대한조선, 대선조선, HJ중공업 등은 올해 상반기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케이조선
출처=케이조선

이는 HD현대미포가 올 상반기 54만CGT(중형 컨테이너선 16척, 중형 가스선 11척)를 수주한 것과 대조된다. HD현대미포는 국내 중형급 선박 신규 수주의 78.6%를 차지해 명암이 엇갈렸다. 중형 조선사의 전체 수주액은 2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1.5% 추락했다. 전체 신조선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8%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다. 수주잔량은 168만CGT로 연초보다 20.3% 줄어든 상황이다. 중형사 입장에선 약 2년치 일감만 남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신조선 가격 하락과 고가 선박 발주 부족이 중형조선사의 실적을 크게 악화시킨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현 기조가 지속될 경우, 중형 조선업계의 정상 영업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협상력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기술 혁신에도 뒤처질 경우 10년 내 중형 조선업의 소멸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중형 조선산업은 대형 조선과 기자재 산업을 연결하는 국내 산업 생태계의 중추로 평가받는다. 특히 비상 상황에서 중소형 선박 수요가 커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력 저하는 경제·안보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작지 않다는 우려도 확산된다. 실제로, 미국도 대형선보다 중소형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아 양국 조선 협력에 중형사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어려움이 커진 중형 조선업계에 대한 정책 지원 확충을 예고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기술 개발 및 수주 지원,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 진출 촉진 등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중형 조선업의 생존 여부는 향후 정책적 뒷받침과 글로벌 협력 성패에 달릴 전망이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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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조선업#케이조선#hd현대미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