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메달의 쓴맛 삼켰다”…황선우, 세계선수권 13위→계영 메달 도전 여운
싱가포르 아레나를 물들인 숨죽인 열기 속에서 황선우가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쳤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준결승, 하지만 터치패드를 찍은 순간 화면에 떠오른 13위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무엇보다 200m와 100m 모두 아쉬움 속에 끝내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물살을 갈랐던 황선우의 묵직한 여운이 관중석을 감쌌다.
30일 열린 2025 세계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나흘째,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94로 레이스를 마쳤다. 예선과 동일한 기록이었지만, 결승 진출권이 주어지는 8위 안에는 들지 못하며 개인전 최종 순위는 16명 중 13위였다. 앞서 자유형 200m에서 4위로 메달을 놓친 황선우는 결국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메달 없이 무대를 내려오게 됐다.

황선우는 2022년 부다페스트 은메달, 2023년 후쿠오카 동메달, 2024년 도하 금메달까지 세계 무대를 밟을 때마다 연이어 메달을 안겼지만, 이번엔 결승 진출의 벽에 가로막혔다. 우직하게 몰아붙인 레이스도, 준결승 마지막 1조에서 5번째로 터치하는 순간까지도 희망을 놓치지 않았으나, 2조 모든 선수가 더 빠른 기록을 내며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판잔러 역시 47초81로 10위에 머물러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미국 잭 알렉시가 46초81로 준결승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루마니아의 다비드 포포비치가 46초84로 2위, 세계 무대의 새로운 강자들이 앞서기 시작했다는 의미도 남겼다.
남자 자유형 800m에서는 아흐메드 자우아디가 7분36초88로 튀니지에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안겼고, 여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은 몰리 오캐러헌이 1분53초48에 가져갔다. 남자 접영 200m에서는 루카 얼랜도가 1분51초87로 종목 정상에 올랐으며, 남자 평영 50m서는 이탈리아의 시모네 체라수올로가 26초54로 우승했다.
혼성 혼계영 400m는 러시아 출신 중립 선수(NAB) 팀이 3분37초97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개인혼영 200m 준결승에서는 프랑스의 레옹 마르샹이 1분52초69로 세계 신기록을 새로 썼다. 여자 접영 200m 준결승에서 박수진이 2분10초26으로 16명 중 14위, 12세 중국 선수 위쯔디가 2분07초95로 8위에 올라 어린 나이의 도전을 알렸다.
다이빙 종목에선 문나윤이 여자 10m 플랫폼 예선 14위로 준결승에 진출한다. 혼성 3m 싱크로 결승에서는 이재경-정다연 조가 14위, 북한 고제원-김미화 조가 6위에 올라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관중의 박수와 팀 동료들의 위로가 경기장을 메웠다. 황선우는 이제 남은 계영 800m에서 다시 한 번 물살을 가르며 4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황선우의 새로운 기록은 8월 1일 다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