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열 3점포로 흐름 제압”…키움, LG 뚫고 11-2 대승→최하위의 반란

터졌다 싶었을 때, 이미 판도는 뒤집혀 있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함성이 거세게 소용돌이쳤고, 키움 히어로즈의 젊은 타자들은 잠시도 주저하지 않았다. 2025년 9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KBO리그 경기에서, 키움은 1위 LG 트윈스를 상대로 11-2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초반에는 쉽지 않았다.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1회초 LG 타선에 홈을 허락하며 2실점을 기록, 2회말까지 추격이 필요했다. 하지만 2사 후 어준서의 단단한 좌전 안타를 시작으로, 김건희의 볼넷과 박주홍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키움은 1-2로 따라붙었다. 불안했던 흐름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완전한 반전은 4회말부터 시작됐다. 어준서가 다시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김건희가 희생 번트로 팀에 기회를 넘겼다. 이어진 박주홍의 볼넷과 송성문의 적시타로 스코어는 2-2 동점, 그리고 임지열이 LG 앤더슨 톨허스트의 직구를 받아쳐 우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5-2, 완벽히 주도권을 잡았다.

LG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하고, 7회에는 5명의 야수를 한꺼번에 교체했지만 키움의 타선은 물러서지 않았다. 김건희의 2루타, 송성문의 2루타, 최주환의 2타점 적시타에 이어, 어준서가 우중간을 뚫는 3루타로 다시 3타점을 더하며 승부를 갈랐다. 이날 키움은 12안타 11득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선수별 기록도 인상적이다. 어준서는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송성문은 3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 임지열은 결승 3점 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기록했다. 키움은 최하위 팀임에도 1위 LG 트윈스를 상대로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LG는 선두 경쟁 속에 뜻밖의 완패를 경험했다.

관중석에선 어린 팬들과 가족 단위의 응원이 오래 남았다.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마지막까지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보란 듯이 자기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LG 트윈스 역시 후반기 재정비와 포스트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임지열과 동료들이 함께 만든 이 반전의 기록은, KBO리그의 가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