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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평양 공연의 숨결”…꼬꼬무, 민족을 울린 밤→정치 넘어선 음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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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평양 공연의 숨결”…꼬꼬무, 민족을 울린 밤→정치 넘어선 음악의 힘

오태희 기자
입력

평양 류경체육관의 조명이 타올랐던 그 밤, 조용필의 노래가 분단의 시간을 허물듯 울려 퍼졌다. 7천여 명 북한 주민들 앞에서, 조용필은 ‘단발머리’부터 ‘태양의 눈’까지 자신의 진심을 실어 무대 위에 올렸다. 순간 그저 공연을 넘어서, 갈라진 민족의 상처와 염원을 품은 선율이 하나의 파동처럼 잔잔히 울렸고, 북한 관객들 사이에선 말없이 번지는 눈물과 숨막히는 침묵이 그 진정성을 증명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20년 만에 공개되는 조용필 평양 공연의 뒷이야기가 방송될 예정이다. 2005년 분단 이후 최초로 북한에서 단독 콘서트를 펼쳤던 가왕 조용필의 발자취를 따라, 남과 북이 음악으로 교감했던 진귀한 순간들을 세세히 그려낸다. 그는 “민족이라는 이름 앞에서 노래했다”며, 평소보다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무대를 채웠고, 그 현장에는 음악을 통해 마음의 빗장을 열던 북한 주민들의 감동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용필 /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조용필 /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무대에 처음 섰을 때, 열광 대신 조용한 객석 풍경에 당황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관객들의 마음도 천천히 열렸다. 조용필은 “벽에 대고 노래하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으나, 노래가 이어질수록 관객들도 점점 음악에 녹아들었다. 결국 ‘자장가’와 ‘험난한 풍파 넘어 다시 만나리’ 등 북한 노래를 특별무대로 선사하면서도, 본래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는 음악으로 남북을 잇는 징검다리가 됐다.  

 

최첨단 영상과 조명 기술로 꾸며진 무대는 북한 관객들에게 또 다른 문화 충격을 선사했고, 실제로 리허설 현장에선 안내원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비화도 남았다. 공연 후 북한 측은 백두산 공연 등 새로운 무대까지 제안하며, 조용필을 ‘민족 가수’로 극찬했다. 남과 북, 각기 다른 현실 속에서도 음악은 자연스럽게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공연 성사를 위해 조용필은 1년 넘는 시간 동안 끈질기게 준비해야 했고, 북한 측도 연기와 난관 속에서 “꼭 성사시키겠다”는 편지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남한의 공연 문화를 보여주고자 했던 진심, 그리고 순박하게 다가왔던 북한 주민들과의 소통은 오래도록 예술가의 가슴에 남아 있다. 서로 다른 체제와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끝난 뒤 “통일의 노래를 많이 불러달라”던 북한 관계자들의 당부는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조용필은 음악이야말로 남과 북의 마음을 열고 화합으로 이끄는 시작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정치적 경계와 현실을 뛰어넘어, 노래가 짚은 길 위에 민족의 정서와 연대감이 다시 한 번 살아났다. 이번 꼬꼬무 특집은 그날 현장의 생생한 비화와 감동을 바탕으로, 20년 전 밤에 내려앉았던 평양의 숨결을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예정이다.  

 

분단의 긴 시간에도 잊히지 않을 조용필 평양 공연은 결국 예술이 정치도 경계도 넘을 수 있음을 증명한 뜨거운 증언이다. 음악으로 만난 민족의 눈물, 그리고 잠시나마 하나였던 그 밤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아름다운 울림으로 남아 우리 곁을 지킨다.  

 

조용필이 북한에서 한민족의 선율을 부르며 불러온 감동의 진면목은 오는 28일 밤 10시 20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특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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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꼬리에꼬리를무는그날이야기#평양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