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런 9점 명장면”…김가영, 스롱 제압→LPBA 16번째 우승 새 역사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은 결승 당일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김가영이 하이런 9점으로 흐름을 바꾼 그 순간,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이어졌다. 팬들은 각 세트가 오갈 때마다 손에 땀을 쥐고 응원했고, 마침내 김가영이 LPBA 통산 16번째 우승을 확정지으며 경기장은 축제의 분위기로 물들었다.
여자 프로당구 2025-26시즌 4차 투어 ‘SY 베리테옴므 PBA-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가영(하나카드)은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4-2(11-9 10-11 11-4 6-11 11-4 11-4)의 승리를 거뒀다. 결승 초반 두 선수 모두 팽팽한 기세로 맞섰지만, 3세트 김가영의 초구 하이런 9점이 흐름을 장악했다. 이어서 5, 6세트를 연속으로 쓸어 담는 집중력은 베테랑다운 노련함을 보여줬다.

이번 우승으로 김가영은 올 시즌 개막전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불과 2개월 만에 시즌 2승째를 손에 넣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보유한 LPBA 최다 우승 기록을 16승으로 경신하며 당구 무대의 한 획을 그었다.
스롱 피아비 역시 마지막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경기 초반 2세트 접전에서 균형을 맞추며 저력을 드러냈고, 64강전 애버리지 2.273로 ‘웰컴톱랭킹’ 상금 200만원을 수상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우승 3연속’ 꿈은 이번 결승에서 김가영의 벽에 부딪혔다.
경기 후 김가영은 “출발이 안 좋아서 잠을 잘 못 잤고,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장타가 자주 나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앞으로 균형에 대해 고민을 계속할 것”이라며 소회를 전했다.
관중들은 경기 내내 아낌없는 박수로 선수들과 호흡했다. 치열한 승부 끝에 완성된 김가영의 우승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프로의 묵묵함과 소소한 환희가 교차한 이 무대는, 당구가 선사하는 독특한 감동의 순간으로 오래 기억될 전망이다.
2025-26시즌 PBA-LPBA 챔피언십 마지막 날인 8일에는 남자부 4강전과 결승이 이어진다. 최성원, 응우옌득아인찌엔, 강민구, 이승진이 나서는 4강을 거쳐 밤 9시부터 우승 상금 1억 원의 주인공이 가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