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리가켐바이오 8%대 급등”…ADC 임상 확대 기대에 중장기 모멘텀 강화

조보라 기자
입력

리가켐바이오 주가가 항체약물접합체 ADC 임상 로드맵 확장 기대에 8%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재평가와 내년 이후 임상·기술이전 이벤트 기대가 맞물리면서 바이오 섹터 내 대표 성장주로 재부각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임상 진전 속도와 기술수출 규모가 향후 밸류에이션과 주가 방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어,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시장 내 자금 재배치 흐름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6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리가켐바이오 주가는 187,600원으로 전일 대비 8.50% 상승했다. 시가는 176,500원에서 출발했으며 장중 한때 190,200원까지 치솟았다가 저가 173,700원까지 조정을 받는 등 장 초반부터 넓은 변동폭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거래량은 이미 50만주를 크게 상회해, 6개월 평균치를 웃도는 활발한 수급 유입이 확인된다.

리가켐바이오[14108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리가켐바이오[14108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최근 한 달간 주가 흐름을 보면 첫 거래일 종가 약 144,000원에서 현재 187,000원대까지 오르며 약 3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6개월 전 11만 원대 초반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60%를 넘어선다. 이동평균선 기준으로 주가는 5일선 약 177,000원, 20일선 약 163,000원, 60일선 약 152,000원을 모두 상향 돌파한 상태다. 단기와 중기 추세가 동시에 개선된 전형적인 강세 국면으로, 시장에서는 단순 단기 급등보다는 중기 우상향 추세 강화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변동성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최근 한 달 기준 일별 등락률 표준편차는 5% 안팎으로, 일반적인 대형 바이오주 평균을 다소 상회한다. 같은 기간 일중 가격 레인지는 133,000원대에서 190,200원까지 넓어졌고, 조정과 급등이 반복되는 가운데 우상향 흐름을 이어왔다. 3개월 전 140,000원대 중반에서 26% 이상 오른 수준에 올라서며, 단기 이벤트가 아닌 수개월에 걸친 추세 상승이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거래 동향을 보면 최근 한 달간 일평균 거래량은 약 59만주로, 6개월 평균치인 44만주 대비 뚜렷한 증가세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000억 원에 근접해 코스닥 상위 바이오 종목 가운데서도 유동성이 양호한 편에 속한다. 특히 이날은 시가 이후 고가를 빠르게 높이는 과정에서 거래대금이 1,0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단기 모멘텀 자금과 중기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순매수로 돌아선 점이 주가 레벨업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은 11월 18일과 21·24일에 수만주 단위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20일과 25일에는 각각 6만주 안팎 순매수를 나타내며 주간 기준 약 1만주 초반 수준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도 18일부터 21일까지는 일별 수천~2만주대 순매수를 이어가다가 24일 5만주대 매도로 숨 고르기를 거친 뒤, 25일 다시 2만주 수준 순매수로 돌아서며 일주일 누적 약 1만주 안팎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유입되던 시점과 맞물려 주가가 17만 원대 박스권을 탈피해 18만 원대 후반으로 올라선 패턴이 관찰되면서, 단기 수급과 가격 간 상관성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유한양행 등과 함께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군에 속하는 ADC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으로 분류된다. 제시된 등락률 지표에서 이날 리가켐바이오의 상승률은 약 8.5%로, SK바이오팜의 9%대 강세에 이어 섹터 상위권에 위치하며 상대 강도가 높은 편이다. 시가총액은 약 6조8,000억 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7위를 차지하는 대형 바이오주다. 외국인 보유비중은 11%대 중반으로 셀트리온의 21%대보다는 낮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대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매출과 이익 규모는 빅파마 대비 여전히 열위지만, 성장률과 플랫폼 가치에는 시장이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구조라는 평가다.

 

재무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리가켐바이오는 고성장 국면 진입과 함께 수익성 개선을 병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334억 원, 2023년 341억 원에서 2024년 1,259억 원 수준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504억 원, 2023년 -808억 원으로 적자를 지속했으나 2024년 -209억 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영업이익률도 -150%대에서 -16%대로 개선돼 손익분기점에 점차 근접하는 흐름이다. 순이익은 2023년까지 적자였으나 2024년 78억 원 흑자로 돌아선 뒤 2025년에도 소폭이나마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돼 있다. 2024년 기준 ROE는 2% 수준이며, 부채비율은 20% 안팎, 당좌비율은 400~800%대로 제약·바이오 업종 내에서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편으로 평가된다. 네이버증권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 4.00점, 목표주가는 20만 원으로, 현재가는 목표가 대비 한 자릿수 괴리만 남겨두고 있다.

 

주가의 직접적인 촉매로는 증권가의 잇단 긍정적 리포트가 꼽힌다. 유진투자증권은 리가켐바이오에 대해 내년 글로벌 임상 확대를 통해 2026년까지 파이프라인이 체계적으로 진전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1만 원을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회사를 ADC 시장 핵심 플레이어로 평가하며 LCB84 TROP2 ADC의 임상 1상 종료와 2상 진입을 내년 핵심 이벤트로 제시했다. 특히 파트너사 얀센이 2상 진입 옵션을 행사할 경우 2억 달러 규모 마일스톤 유입 가능성을 부각해 기술수출 성공 시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동시 재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자체 플랫폼 콘쥬올 ConjuALL 기반 파이프라인에서 초기 안전성과 효능 데이터가 확인된 점에 주목하며, 단일 제품 라이선스 아웃을 넘어 링커·페이로드 확장을 포함한 패키지 딜 가능성을 거론해 플랫폼 가치에 추가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기업 펀더멘털 측면에서 리가켐바이오는 의약화학 중심의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전형적인 R&D 기반 바이오텍이다. 전체 인력 중 연구개발 인력이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다수의 ADC 후보물질과 임상·비임상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파이프라인은 TROP2를 타깃으로 하는 LCB84와 HER2 타깃 LCB14를 축으로, ROR1-ADC 등 다양한 타깃에 대한 글로벌 및 중국 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 파이프라인은 중국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현지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해 있어, 향후 허가 및 상업화가 현실화될 경우 추가적인 매출과 로열티 수익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산업·섹터 차원의 흐름도 주가를 지지하는 배경이다. 11월 들어 반도체 업종이 조정을 받자 국내 증시에서는 차기 주도주 후보로 바이오 섹터가 부각되는 순환매가 전개되고 있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SK바이오팜 등과 함께 리가켐바이오가 코스닥 바이오 대형주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며 섹터 랠리 수혜를 크게 입는 구도가 형성됐다. 바이오·헬스케어 ETF들도 최근 수익률 상위권에 포진해 있으며, 리가켐바이오는 이들 ETF의 주요 편입 종목으로 포함돼 패시브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성장주 선호가 강화된 점 역시 R&D 중심 플랫폼 바이오텍 재평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경쟁 환경을 보면 ADC와 면역항암제는 세계 항암제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ADC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리가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가 대표적인 ADC 플랫폼 보유사로 주목받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링커·페이로드 조합을 다변화하고 파트너와 공동 개발을 통해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특정 단일 후보물질 성공 여부에 따라 기업가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전통 바이오텍 모델과 달리, 플랫폼 전체 가치를 여러 파이프라인으로 분산시키는 구조라는 점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증시 내 테마 분류상 리가켐바이오는 ADC, 면역항암제, 신약 플랫폼 관련주로 명확히 묶인다. K-바이오 기술수출 기대와 글로벌 제약사 파트너십 이슈가 겹치며 테마성 수급이 유입되는 구조이고, 바이오 ETF, 성장주, 금리 인하 수혜주 테마에도 동시 편입돼 섹터로 자금이 몰릴 때마다 수급 탄력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 다만 코스피 지수 전반을 이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과 달리 시장 전체를 움직이는 코어 주도주라기보다 바이오 섹터 내 대표 성장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종목 특성과 섹터 변동성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동일 업종 내 비교를 통해 보면 리가켐바이오의 강점은 플랫폼 기반 성장성과 재무건전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과 비교해 아직 매출과 이익 규모는 작지만 ROE가 흑자 전환 국면에 진입했고 부채비율과 유동성 지표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추가 투자와 R&D 확대 여력을 뒷받침한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 변동성이 크고, PER과 PBR 등 전통 밸류에이션 지표는 업종 평균을 크게 상회해 단기 밸류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결국 영업이익률과 밸류에이션 간 괴리가 존재하는 만큼 향후 실제 기술수출 성과와 임상 데이터가 현재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가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망과 투자 전략 관점에서 단기 1개월 구간에서는 17만~17만5,000원대가 직전 조정 국면 주요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유지된다면 18만 원대 중후반에서 19만 원 초반 재도전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17만 원선이 이탈하고 수급이 약화될 경우 최근 한 달간 급등분을 일부 반납하는 가격 조정이 확대될 소지도 있다. 중기 6개월 관점에서는 LCB84 임상 진척과 추가 기술수출 여부, 글로벌 금리 흐름과 성장주 디스카운트 재개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16만 원대 후반~17만 원대 초반 지지가 유지되며 기존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방어하는 모습이 예상되고,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19만 원선 안착과 함께 목표주가 20만 원대 재도전 여부가 중기 주가 레벨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자 유의사항으로는 먼저 리가켐바이오가 임상과 기술수출 이벤트 민감도가 높은 파이프라인 바이오텍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개별 임상 결과 발표나 파트너사의 옵션 행사 여부에 따라 단기간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고, 이벤트 지연이나 조건 변경 시에는 되돌림 폭도 상당할 수 있다. 또한 국내 바이오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심사 환경 변화, 글로벌 경쟁사 개발 속도, 금리와 환율 등 거시 변수도 성장주 디스카운트 재개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현재 주가가 증권사 목표가에 근접해 있는 만큼,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향후 발표될 임상 데이터와 기술수출 관련 공시의 내용·시점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리가켐바이오 주가 흐름은 LCB84를 비롯한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결과와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 성과, 그리고 금리와 유동성 등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다음 달 예정된 주요 글로벌 통화정책 회의와 바이오 업종 관련 임상·기술수출 이벤트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조보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리가켐바이오#adc#lcb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