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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워크 글로벌 협업툴로”…디케이테크인, 해외 이용 2배 확대 주목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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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기반 협업툴 카카오워크가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 범위를 넓히며 국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해외 확산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 디케이테크인이 운영하는 카카오워크는 K기업의 해외 법인과 지사를 중심으로 도입이 늘어나며, 누적 이용자 수와 활용 국가 수 모두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협업툴 시장이 글로벌 SaaS 경쟁의 핵심 무대로 떠오른 가운데, 국산 플랫폼의 존재감을 확인한 분기점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디케이테크인에 따르면 카카오워크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이용자 수는 약 49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퍼센트 증가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매 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치를 웃돌며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4분기에는 10월과 11월 두 달간 이용량만으로도 지난해 4분기 전체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워크는 메신저 중심의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조직도, 전자결재, 일정 관리 등 그룹웨어 기능을 결합한 구조가 특징이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어, 메신저와 그룹웨어, 화상회의 솔루션 등을 따로 도입해야 했던 기존 방식보다 도입과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해외 법인까지 포함한 분산 조직에서 표준 협업 인프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확장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카카오워크 사용 국가는 지난해 38개국에서 올해 10월 기준 80개국으로 늘어 1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주요 이용 국가는 미국, 필리핀, 싱가포르, 일본 순으로, 국내 기업이 생산 거점과 영업 법인을 다수 보유한 지역과 겹친다. 디케이테크인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에 맞춰 카카오워크가 현지 법인과 지사에서 표준 협업툴로 채택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국어 지원은 글로벌 협업 환경에서 카카오워크의 핵심 차별 요소로 꼽힌다. 카카오워크는 한국어 외에도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총 8개 언어 기반의 운영체제를 지원한다. 다국적 인력으로 구성된 팀에서 각자 익숙한 언어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어, 협업툴 도입 초기의 사용 저항을 줄이고 온보딩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실시간 메신저 대화 번역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언어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보안성과 안정성 역시 해외 기업 고객 유치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워크는 자체 데이터 보호체계인 E3, 즉 종단간 암호화 기반 구조를 채택해 데이터의 저장, 전송, 조회 전 과정을 암호화한다. 종단간 암호화는 발신자와 수신자 구간 전체를 암호화하는 방식으로, 중간 구간에서 데이터를 탈취하더라도 내용을 해독하기 어렵게 만든다. 디케이테크인은 물리적 해킹 시도 상황에서도 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수준의 보안 체계를 구현했다고 설명한다.

 

다양한 단말과 네트워크 환경을 고려한 보안 관리 기능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기업 관리자는 기기 분실이나 퇴사 인력 계정 정리 등 상황에서 원격 로그아웃, 파일 다운로드 제한, 특정 네트워크 접속 통제 등 세밀한 보안 통제를 설정할 수 있다. 글로벌 협업 환경에서 필수인 모바일 근무와 재택근무를 지원하면서도 정보 유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다.

 

서비스 기능 측면에서는 고객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케이테크인은 최근 채팅방 그룹 설정 기능을 도입해 많은 프로젝트와 조직을 동시에 운영하는 기업이 채팅방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했다. 다중 조건 검색 기능을 고도화해 특정 기간, 참여자, 파일 유형 등 복합 조건을 활용한 검색이 가능해지면서, 축적된 대화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더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했다.

 

실시간 메신저 번역 기능은 글로벌 협업툴 시장의 주요 경쟁 요소로 떠오른 영역이다. 카카오워크는 메시지 입력과 동시에 상대 언어로 번역해 보여주는 구조를 적용해, 영어와 한국어, 일본어 사용자가 섞인 팀에서도 별도 번역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사용자 입장에서 협업툴 자체가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인식되도록 만드는 기능으로, 해외 시장 진출 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글로벌 협업툴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과 유럽 업체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다. 슬랙과 팀즈 등 선발 주자는 방대한 앱 연동 생태계와 글로벌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장을 넓혀 왔다. 여기에 화상회의를 전면에 내세운 플랫폼들이 협업 기능을 보강하며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워크는 한국 기업에 특화된 업무 문화와 문서 결재 프로세스를 반영한 기능 구성, 카카오톡과 유사한 사용자 경험, 국내 고객 대응력 등을 앞세워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서 축적한 사용 경험과 요구 사항을 바탕으로 기능을 개선해 온 만큼, 해외에서도 아시아권 기업과 한국계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충분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K기업이 제조, 콘텐츠, 게임,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남아와 북미 시장 진출을 가속하는 상황에서, 협업 인프라를 통합하려는 수요가 카카오워크 성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협업툴과 관련한 규제나 정책 이슈는 국내외에서 비교적 완화된 편이지만, 기업 데이터 보호와 클라우드 보안 규제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각국의 개인정보 보호법과 데이터 국외 이전 규정에 따라, 협업툴 사업자는 데이터 센터 위치, 암호화 수준, 접근 통제 정책 등을 세부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종단간 암호화와 세분화된 보안 설정을 앞세운 카카오워크의 구조는 이러한 규제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반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협업툴에 인공지능 기능을 접목해 업무 자동화와 지식 관리, 회의록 생성, 요약 보고서 작성 등 고부가가치 기능을 제공하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디케이테크인 역시 AI 기술 고도화를 향후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제시한 만큼, 대화 내용 요약, 업무 우선순위 추천, 프로젝트 진행 상황 분석 등 AI 기반 기능을 얼마나 빠르게 상용화하느냐가 글로벌 시장 경쟁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강석종 디케이테크인 부사장은 고객 의견을 신속하게 반영한 기능 개선과 보안 강화 전략이 이번 성장의 배경이라고 강조하면서, 향후 AI 고도화를 통해 국내외 비즈니스 환경에서 필수 업무 솔루션으로 자리잡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카카오워크가 K기업의 해외 진출 흐름을 타고 글로벌 협업툴 시장에서 어느 수준까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 나아가 국산 업무용 SaaS가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기폭제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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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워크#디케이테크인#협업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