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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PMS로 일본계 호텔 묶는다…야놀자, 한일 호스피탈리티 플랫폼 확대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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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기반 호텔 운영 관리 기술이 한일 호텔 산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야놀자의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계열사 산하정보기술이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호텔 브랜드 전 지점에 통합 PMS를 공급하며, 양국을 아우르는 클라우드 호텔 운영 인프라를 구축하는 행보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프론트·객실·매출 관리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PMS 경쟁이 본격적인 호스피탈리티 플랫폼 주도권 싸움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하정보기술은 국내에서 운영 중인 일본계 호텔 브랜드 전 지점에 자사 클라우드 기반 호텔 관리 시스템 윙스 PMS를 공급한다고 25일 밝혔다. 윙스 PMS는 예약 관리, 체크인·체크아웃, 객실 배정, 매출 정산, 부대시설 이용 현황 등을 한 번에 처리하는 호텔 전사 운영 시스템이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이미 도입이 확정된 호텔을 시작으로 순차 확대해, 국내에 들어온 일본 호텔 브랜드를 사실상 하나의 통합 디지털 운영 생태계 안에 편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클라우드 PMS는 개별 호텔 서버에 시스템을 구축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중앙 클라우드에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구조다. 인터넷 접속만 되면 프론트, 관리부서, 본사가 동시에 실시간 데이터를 확인하고 운영할 수 있어 원격 운영 관리에 유리하다. 산하정보기술의 PMS는 호텔 규모와 객실 수, 레스토랑과 연회장 같은 부대시설 구성에 맞춰 예약 모듈, 정산 모듈, 재고·하우스키핑 모듈 등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모듈형 구조를 취하고 있다. 호텔 운영 특성에 따라 필요한 기능만 단계적으로 도입할 수 있어 초기 구축 비용과 전환 부담을 낮춘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야놀자 계열 솔루션과의 연동성도 차별 포인트다. 회사 측은 PMS를 중심에 두고 스마트 키오스크, 수익 관리 시스템 RM, 객실 제어 시스템 등과의 연동 호환성이 높아 프런트 데스크 무인화, 실시간 요금 최적화, 에너지 관리 등에 이어지는 확장 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PMS와 연동된 스마트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이 직접 체크인하면 객실 배정과 키 발급, 결제가 자동 처리되고, 동시에 RM 시스템이 예약 패턴과 수요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객실 요금을 조정하는 구조다. 객실 제어 시스템과 연계할 경우 체크인과 동시에 조명·온도·전력 제어 상태가 고객 프로필에 맞춰 설정돼 인력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체류 경험을 고도화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 진출한 일본 호텔 브랜드는 7개로,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도시에 지점을 두고 있다. 산하정보기술은 이 가운데 호텔 그레이스리 서울과 최근 PMS 공급 계약을 맺고, 자사 스마트 키오스크와 연계한 통합 솔루션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 호텔 측은 프론트 업무 자동화와 객실 회전율 관리 효율 상승을 기대하고 있으며, 투숙객 입장에서는 키오스크 기반 빠른 체크인과 간소화된 결제 절차로 체감 편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일본 호텔 체인 업계는 시스템 도입과 교체에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약 경로가 OTA와 여행사, 직예약 등으로 복잡하고, 장기간 운영해 온 구형 시스템과의 연동 이슈가 많기 때문이다. 산하정보기술은 이번에 자사 PMS가 일본 호텔 체인들의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전 지점 도입이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데이터 이중화와 장애 대응 체계, 일본 현지에서 축적한 운영 노하우가 리스크 회피를 중시하는 일본 본사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측면에서 산하정보기술은 이미 국내 PMS 시장에서 70퍼센트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를 포함한 국내 진출 해외 호텔에 대한 공급도 지속 확대해 왔다. 일본에서는 파트너사 넷시스재팬과 협력해 약 90개 호텔에 PMS 솔루션을 제공하며 현지 레퍼런스를 쌓았다. 이번 한국 내 일본계 호텔 전 브랜드 공급은 한일 양국을 연결하는 교차 레퍼런스로 작용해, 향후 동남아 등 아시아 호텔 체인 영업에서 신뢰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글로벌 호텔 IT 시장에서는 이미 클라우드 PMS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클라우드 PMS에 모바일 체크인, 디지털 키, 자동 요금 최적화, 리뷰·로열티 관리까지 통합한 일종의 운영 OS를 내세우는 사업자가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프런트와 예약 시스템만 부분적으로 클라우드로 전환된 곳이 여전히 많아, 통합 PMS로의 전환 수요가 향후 5년간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산하정보기술의 행보는 이런 흐름 속에서 한일 양국을 잇는 실사용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아시아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려는 시도로 읽힌다. 특히 인구 구조 변화와 인력난에 직면한 호텔 업계에서 무인화와 운영 자동화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클라우드 PMS를 중심으로 키오스크, RM, 에너지·객실 제어를 묶는 통합 솔루션은 비용 절감과 인력 재배치를 고민하는 호텔들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호텔 데이터의 국경 간 이전과 보관 이슈, 클라우드 사용에 따른 보안 규제 대응 등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각국의 데이터 보호 규제와 정보통신 법제에 맞춰 시스템을 설계해야 하고, 장애 발생 시 책임 소재와 복구 프로세스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요구된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PMS가 사실상 호텔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만큼, 특정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해질 경우 장기적으로 벤더 록인 우려도 제기된다.

 

산하정보기술 관계자는 산하정보기술의 PMS는 호텔 규모와 형태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솔루션으로 호텔 운영 효율성 향상과 고객 경험 개선 모두를 지원한다며 국내와 일본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 경험을 기반으로 아시아 호텔 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한일 양국에서 검증된 클라우드 PMS 모델이 실제로 아시아 전역 호텔 시장에 안착해 플랫폼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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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정보기술#야놀자#윙스p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