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잔디 위 드론쇼와 아기상어”…콘텐츠로 하나 되는 순천의 3일
요즘 순천에서는 온 세대가 함께 걷고, 노래하고, 상상하는 특별한 시간이 시작됐다. 한때는 서울이나 대도시에서나 가능한 일로 여겼지만, 이제는 순천의 일상이 된 축제의 풍경이다. 잔디광장 위에서 아이들은 핑크퐁을 따라 노래하고, 가족들은 모처럼 손을 맞잡고 축제장 곳곳을 거닌다.
글로벌 콘텐츠 페스티벌 in 순천은 콘텐츠 소비와 제작의 경계를 허물면서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을 펼쳤다. 축제 첫날에는 '미니언즈2', '장화신은 고양이' 같은 인기 애니메이션 상영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열었고, 드론 라이트쇼가 밤하늘에 거대한 빛의 물결을 그렸다. 무엇보다 핑크퐁, 잔망루피, 벨리곰, 스머프 등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하는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대를 초월한 이 IP 전시에는 아이뿐 아니라 부모들도 함께 웃었고, 아빠는 “내 어릴 적 봤던 만화 캐릭터를 딸과 함께 만나는 게 새롭다”고 고백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순천 지역 축제 방문객은 20만 명을 넘어섰고, 그중 60%가 가족 단위 관람객이었다. 특히 올해는 참여형 체험이 강해졌다. 아이들은 '도시락 만들기'로 직접 요리하고, 엄마 아빠는 루미뚱이 팝업스토어와 플리마켓을 함께 돈다. 김풍 창작자와 일본 애니메이터 오시야마 키요타카의 토크콘서트는 창작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 모여드는 자리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 페스티벌의 본질은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 즉 ‘참여하는 문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수도권이 아니어도 수준 높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니 놀랍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추억을 쌓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SNS 인증글이 줄을 잇는다. 현장을 찾은 이들은 “축제 덕분에 순천이 문화도시라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표현했다.
정원도시 순천의 푸르름에 콘서트, 전시, 체험, 영화가 어우러지면서 작은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 이제 축제는 단지 이벤트를 넘어, 도시의 풍경을 바꾸는 힘이 됐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