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광물 안보는 공동 번영의 토대”…이재명, G20서 호혜적 공급망 구축 제안

핵심 광물 공급망과 인공지능 거버넌스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20개국 정상들을 상대로 ‘공정한 혜택 공유’를 전면에 내세웠다. 자원 보유국과 수요국의 이해가 맞부딪히는 지점에서 한국이 중재자이자 협력 플랫폼을 자임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제3세션 모두를 위한 공정한 미래에서 “핵심 광물의 보유국과 수요국이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이 미중 간 갈등 요인으로 부각되며 국제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외교 무대에서의 메시지 파급력이 주목되고 있다. 그는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 이런 취지의 G20 핵심 광물 프레임워크 논의가 이뤄진 점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 의장국으로서 광물 협력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또 한-아프리카 핵심광물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에 기반한 협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호혜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국인 아프리카와 수요국인 산업국 사이에서 구조적인 협력 모델을 설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논의를 인공지능 분야로 넓히며 기술 격차와 디지털 불평등 문제도 함께 짚었다. 그는 “기술의 발전이 모든 국가와 모든 이들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AI를 새로운 분열 요인이 아닌 포용의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런 맥락에서 G20이 AI 포 아프리카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며 “대한민국도 모든 인류가 AI 혜택을 고루 향유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선도국과 개발도상국 간 협력 구조를 제도화하는 데 G20이 핵심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올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자격으로 내놓은 APEC AI 이니셔티브를 상기시키며 “아태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이 같은 구상이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20과 APEC을 잇는 다자 외교를 통해 AI 거버넌스 표준 논의를 주도하겠다는 구상도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기술 발전의 양면성도 경고했다. 그는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큰 기회이자 동시에 커다란 도전”이라며 “AI 혁신과 핵심 광물 공급망 회복력 강화는 포용적 기회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G20이 이런 이유에서 넬슨 만델라 베이 목표와 브리즈번-이테쿠이니 목표를 채택한 점을 환영한다”고 말하며 포용 성장과 취약계층 지원을 축으로 한 G20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정책과의 연계도 소개했다. 그는 “대한민국도 소외 계층에 기회를 보장하는 AI 디지털 배움터 구축 및 청년 맞춤형 AI 교육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하며, 내부적으로 디지털 교육 기반을 강화하고 있음을 부각했다. 이어 “가나와 탄자니아에서 여성·청소년을 위한 수학·과학 교육을 지원하고 르완다에 소프트웨어 특성화고를 건립한 것처럼 앞으로도 아프리카 내 여성과 청년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G20 무대에서 제시된 핵심 광물 협력과 글로벌 AI 기본사회 구상은 한국의 대아프리카 외교와 디지털 외교 전략과도 직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앞으로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을 매개로 아프리카 자원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G20과 APEC 이니셔티브를 통해 국제 AI 규범 논의에도 지속적으로 관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