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일판매공급계약 세부 비공개 공시…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상 비밀 이유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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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단일판매공급계약을 체결하고도 세부 내역을 감춘 채 공시유보를 택했다. 계약 규모가 회사의 최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공시 기준을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의 실적 변동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방산과 항공우주를 아우르는 대형 거래일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보안과 경쟁 이슈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12월 15일 단일판매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고했다. 회사가 직전 사업연도 기준으로 밝힌 최근 매출액은 11,240,121,484,118원이며, 이번 계약은 이 매출액의 2.5퍼센트 이상에 해당해 공시의무 대상이 된 것으로 정리됐다. 다만 공시 항목 가운데 계약명, 계약금액, 계약상대, 판매·공급지역, 주요 계약조건은 모두 비공개 처리됐다.

[공시속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세부내역 경영상 비밀유지
[공시속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세부내역 경영상 비밀유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 설명을 통해 경영상 비밀유지 사유를 들어 구체 정보 공개를 유예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체결계약명과 계약금액, 계약상대, 판매·공급지역, 주요 계약조건 등을 전체 비공개사항으로 분류했으며, 비밀유지 사유가 해소되는 시점에 재공시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민감한 거래 조건이 노출될 경우 향후 수주 경쟁력이나 고객사와의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공시유보 기간도 함께 제시됐다. 회사는 이번 계약의 공시유보 기한을 2025년 12월 21일까지로 공시했다. 유보기간이 끝나기 전까지는 계약 관련 추가 자료가 나올 수 없다고 밝힌 만큼, 시장에서는 해당 시점 전후로 재공시 여부와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세부 사항 공개 시점에 따라 실적 추정과 밸류에이션 재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계약 규모가 매출의 일정 비율 이상이라는 점만 확인된 상태라 불확실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공시기준을 충족하는 거래가 발생한 만큼 중장기 실적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반대로 실제 금액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방산 수출이나 항공우주 관련 장기 프로젝트일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회사가 세부 정보를 일절 차단하고 있어 현재로선 추정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방산·항공우주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에서 비밀유지 조항이 강화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민감 계약의 경우 초기 단계에서 조건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거나, 상대방의 요구로 일정 기간 정보 비공개가 필요해 공시유보 제도가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선 단기 정보 비대칭이 불가피하지만, 재공시를 통해 계량 정보가 확보되면 실적 전망을 다시 점검할 여지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공시제도 측면에선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가 발생할 경우 우선 계약 체결 사실을 시장에 알리고, 세부 사항은 비밀유지 종료 시점에 맞춰 공개하도록 한 현행 규정이 작동한 사례로 해석된다. 당국은 기업의 영업비밀 보호와 투자자 알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공시유보 기간을 제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공시 내용과 시점에 따라 관련 제도 활용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향후 실적과 주가 흐름은 계약 세부 내역이 공개되는 시점 이후 본격적으로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공시유보 기한 종료 시점과 함께 향후 방산·우주 산업 수주 동향, 글로벌 경기와 환율 등 외부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점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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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단일판매공급계약#공시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