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한 지붕 두 가족의 눈물”…신혼부부와 노부부, 문패 앞 갈등→진짜 마음의 집은 어디
밝은 햇살이 쏟아지는 여주 황토집에서 인간극장은 네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그렸다. 신혼 2년 차 준연 씨와 민주 씨는 수개월의 전국 방랑 끝에 저수지와 숲을 품은 시골집에 닿았다. 그곳은 오랜 꿈의 결실이자 단란한 일상의 안식처였다. 그러나 집을 내놓은 노부부, 금자 할머니와 동인 할아버지에게 건강의 벽이 닥치며 이별은 미뤄졌다. 집 정리를 모두 끝낸 신혼부부에게 뜻밖의 제안이 찾아왔고, "같이 살아볼래요?"라는 금자 할머니의 조심스러운 한마디로 생경한 동거가 시작됐다.
익숙함이란 이름 아래 숨겨진 거리는 냉장고 한 칸, 주방의 동선, 혹은 하루의 식사에서 조금씩 조심스레 좁혀졌다. 혼자인 시간이 길었던 민주 씨는 금자 할머니의 서툰 손길에서 새로운 가족의 온기를 맞았다. 준연 씨는 문밖 산길을 따라 동인 할아버지의 지혜와 삶의 리듬을 받아 적었고, 시골살이의 맛과 수고로 웅크리고 있던 일상에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집의 진짜 주인이 바뀌는 순간, 작은 문패 하나가 네 사람의 감정에 흠집을 냈다. 자유를 꿈꾼 신혼부부에겐 단순한 리뉴얼의 한 장면처럼 보였던 문패 교체는, 노부부에겐 세월과 추억 그리고 이름의 무게가 담긴 상실로 다가왔다. 금자 할머니와 동인 할아버지는 15년을 함께한 집의 역사를 떠나야 했고, 신혼부부는 예기치 않은 침묵 속에서 어긋난 시선을 마주했다.
하지만 밭일로 온몸이 뻐근하던 저녁이면, 네 사람은 식탁에 둘러앉아 또 한 번 서로의 마음을 나눴다. 파를 고르는 법에서 예초기를 다루는 손길까지, 금자 할머니는 거침없이 일상의 기술을 전했고 신혼부부는 그 소중한 시간마다 세상을 배우며 자신의 영역을 넓혔다. 동인 할아버지와 금자 할머니는 남은 하루하루 이웃들과 마지막 작별을 예감하며 자신의 흔적을 정리했다.
이사날이 다가올수록 집안은 점점 정적에 물들었고, 신혼부부는 벌써부터 익숙한 온도의 빈자리를 마주했다. 두 달 남짓, 한 지붕 아래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마음들은 갈등과 이해, 웃음과 눈물 속에서 조금씩 녹아내렸다. 사람이 머무는 집이 아니라 마음을 머무르게 한 집, 그 특별한 여정은 삶의 소중한 의미와 만남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다.
황토집에 담긴 네 사람의 이야기는 갈무리되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인간의 온기와 집의 의미가 교차하는 시간은 KBS1TV '인간극장'에서 8월 25일부터 29일까지, 오전 7시 50분에 시청자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