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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디지털 교육 맞손…카카오, 전국 방문형 프로그램 가동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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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세대의 디지털 소외가 장기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카카오가 소비자재단, 카카오임팩트와 손잡고 고령층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형 디지털 교육에 나선다. 스마트폰과 앱 기반 서비스가 일상 인프라로 자리 잡았지만, 상당수 시니어는 여전히 정보 접근과 활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금융, 쇼핑, 공공서비스 등에서 구조적인 불이익을 감수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플랫폼 기업과 공익재단, 소비자 단체를 묶은 민간 중심 디지털 동행 모델이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기관으로의 확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10일 소비자재단, 카카오임팩트와 함께 시니어 소비자의 디지털 활용 능력 제고와 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한 시니어 디지털 동행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 기관은 단발성 캠페인이 아닌 연속형 교육 사업으로 설계하고, 고령층 생활 밀착형 서비스 중심의 커리큘럼을 구축해 내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오프라인 거점 방문 방식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마을회관, 경로당 등 오프라인 생활 공간 기반으로 생활하는 시니어는 여전히 모바일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전국 20여 개 지역의 마을회관, 경로당 등 정보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교육팀이 직접 방문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교육 내용은 시니어들이 실제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 메신저를 활용한 가족·지인 소통, 모바일 결제와 쇼핑, 교통·지도 앱 이용, 공공기관 민원 서비스 접근 방식처럼 일상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기능을 중심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동시에 피싱 문자 구분, 허위·과장 정보 판별, 개인정보 보호 기본 원칙 등 디지털 소비자 권익 보호 관점도 포함해, 단순 사용법을 넘어 안전한 사용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기획되고 있다.  

 

역할 분담도 구체화됐다. 소비자재단은 교육 대상 지역 선정, 수행기관 발굴과 선정, 프로그램 일정 관리 등 전반적 교육 운영을 맡는다. 지역별 여건과 시니어 인구 분포, 기존 복지 인프라를 고려해 참여 기관을 조율하는 역할이다. 카카오는 사업 운영비를 지원하고, 참여 기관 간 협력 체계가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행정·조직 운영 측면을 뒷받침한다. 카카오임팩트는 시니어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교재를 개발·제공하고, 현장 교육을 담당할 강사들을 대상으로 사전 교육을 실시해 교육 품질을 표준화하는 데 집중한다.  

 

카카오가 참여하는 디지털 교육은 그동안 청소년, 청년 창작자, 소상공인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 바 있지만, 고령 소비자 권익 보호를 전면에 내세운 방문형 시니어 특화 모델은 이번이 본격적인 시도에 가깝다. 특히 카카오임팩트가 그동안 운영해온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 경험을 이번 공동 프로젝트 설계에 반영하면서, 현장에서 검증된 교육 방식과 교재가 대규모로 확장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고령층 디지털 교육은 금융사기 방지, 공공서비스 접근권 확대, 의료 정보 활용도 제고를 위한 사회 인프라로 자리 잡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비대면 진료, 온라인 금융·행정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시니어가 디지털 서비스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면 필수 서비스에서 배제되는 디지털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플랫폼 기업이 직접 고령층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IT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홍신 카카오 ESG협력 성과리더는 누구나 일상에서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시니어가 디지털 기술을 보다 편안하게 경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김자혜 소비자재단 부이사장은 이번 협력이 시니어 소비자가 디지털 환경에서 불편 없이 알 권리를 행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육심나 카카오임팩트 사무총장은 그동안 많은 시니어의 호응을 받아온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 경험을 바탕으로, 시니어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민간 주도의 시니어 디지털 공공 인프라 구축 실험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참여 지역 확대와 교육 내용 고도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하이브리드 모델로의 진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계는 이 프로젝트가 실제로 시니어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소비자 권익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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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소비자재단#카카오임팩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