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닥 4위 에이비엘바이오 5% 약세…ESMO IO 앞두고 외국인 차익 실현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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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닥 바이오 대형주 에이비엘바이오 주가가 임상 데이터 공개를 앞두고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가며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단기간 급등 뒤 외국인 차익 실현이 겹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글로벌 학회 발표와 추가 기술이전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5일 장 마감 기준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19만600원으로, 전일보다 5.17% 하락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장중 22만원까지 신고가를 경신한 뒤 급락하며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단기 지표상 5일선을 하향 이탈해 조정 구간에 진입했지만, 20일선 위에서 지지를 시험하는 모습이 이어지며 지난 6개월간 형성된 중기 상승 추세는 유지되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19만원대 초반 지지 여부가 단기 방향성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분석] 이중항체 데이터 공개… 에이비엘바이오, 면역항암 로드맵 가속
[분석] 이중항체 데이터 공개… 에이비엘바이오, 면역항암 로드맵 가속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 거래가 주가를 좌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한 달간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 꼽히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5일 하루에만 약 48만주가 순매도되며 대규모 차익 실현이 나오자 주가가 약세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매도 전환 시 약세, 기관 매수 유입 시 단기 반등이 강화되는 패턴이 반복되며 수급 의존도가 부각되고 있다.

 

기업 규모 측면에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4위, 바이오 섹터 대형주군에 속한다. 상장주식수는 5,512만주, 시가총액은 10조5,068억원 수준이며 외국인 보유비중은 13.64%로 업계 상위권이다. 알테오젠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시가총액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이중항체 및 BBB 셔틀 플랫폼 기술 수출 이력 덕분에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가 높은 종목으로 거론된다.

 

실적 전망은 단기 부담과 중기 기대가 교차한다. 2024년에는 매출 감소와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되지만, 2025년 예상 매출액이 1,200억원대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되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가 유지되고 있다. 재무구조는 양호한 편이다. 부채비율은 약 38%로 낮은 수준이고 당좌비율은 220%를 웃돌아 업계 상위권 재무건전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0만1,667원으로, 현 주가와 괴리율이 과거 대비 축소된 상황이다. 다만 상장주식수 5,512만주에 따른 유통 물량 소화 과정이 상승 탄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직접 요인은 12월 10일부터 열리는 유럽종양학회 면역종양학 학술대회 ESMO IO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 자리에서 면역항암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503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포스터로 공개할 계획이다. 회사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용량 및 용법 데이터를 제시할 예정이며, 시장은 이를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임상 데이터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모두 뒷받침될 경우 파이프라인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산업 전반에서는 뇌혈관장벽 투과 플랫폼 그랩바디B가 주가를 지지하는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일라이릴리와 약 3조7,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고, 앞서 사노피와의 계약에 이어 플랫폼 확장성을 재차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이중항체와 BBB 셔틀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추가 딜 성사 가능성이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를 활용한 밸류업 전략도 눈길을 끈다. 회사는 자회사 기업가치를 키워 글로벌 빅파마 매각이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단순 기술 수출을 넘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으로 해석되지만, 최근 창립 멤버이자 연구 총괄 임원의 퇴사 소식이 알려지며 조직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제기된 상태다. 핵심 인력 이탈이 연구개발 효율과 중장기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환경과 섹터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코스닥 바이오 대형주 주가는 동조화 양상을 보이며, 알테오젠 등 인접 종목의 급락과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 같은 거시 변수들이 성장주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단기간 급등 이후 바이오 섹터 전반에 조정 압력이 커지면서 에이비엘바이오 변동성을 키우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종목은 이중항체·면역항암제 테마의 대표주로, 대형 기술이전 소식이 나올 때마다 섹터 주도주로 부상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지만, 호재 뉴스 전후로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지는 특성이 있어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동일 업종 내 알테오젠과 비교하면 기술이전 규모와 플랫폼 확장성에서는 대등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지만, 현재 수익성 지표는 다소 뒤처진다. 시장에서는 현재 실적보다 미래 현금 흐름 기대치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바이오 업종 특성을 감안해, 파이프라인 임상 진척도가 밸류에이션 핵심 잣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향후 주가 경로는 학회 발표 이후 재료 소멸 인식 여부와 외국인 수급 재유입에 달렸다는 관측이 많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18만원선 지지 시 단기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거론되고, 추가 기술이전 계약 성사 시 중기 상승 추세 연장이 가능한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반대로 18만원선이 이탈될 경우 조정 심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며, 20만원선 안착 시 전고점 재도전 여지도 열려 있다는 해석이 병존한다.

 

전문가들은 임상 데이터 발표 직후 발생할 수 있는 이른바 뉴스에 파는 매물 출회와 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 위축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핵심 연구 인력 이탈 이후 조직 안정화 속도와 글로벌 금리 환경 변화가 성장주 밸류에이션에 미칠 영향을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빅파마와의 추가 파트너십과 주요 임상 결과 업데이트 일정을 주가 방향성의 핵심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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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esm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