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없인 생존 어렵다"…경북도, 포항에 경북AX랩 열고 제조업 디지털 전환 속도전
제조업 디지털 전환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경상북도가 포항을 거점으로 인공지능 기반 제조혁신 플랫폼을 가동하며 지역 산업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쥔 지방정부가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상북도는 9일 포항테크노파크 내에 지역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 기술 적용과 확산을 지원하는 경북AX랩을 공식 개소했다고 밝혔다. AX는 인공지능 대전환을 뜻하는 AI Transformation의 약자이며, 랩은 연구실을 의미한다.

경북AX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고 영남권 5개 광역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참여하는 제조업 AI 융합 기반 조성사업의 하나로 구축됐다. 중앙정부와 광역단체가 함께 제조 주력 지역에 인공지능 인프라를 심는 구조다.
경북AX랩 내부에는 제조업 인공지능 융합 기술과 관련 성과를 선보이는 전시체험실, 인공지능 학습 모델 생성을 위한 데이터 분석실, 인공지능 설루션 개발을 담당할 그래픽처리장치 서버실이 갖춰졌다. 또 기업 활동을 밀착 지원하는 AX 지원실도 별도로 마련돼 기업별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경상북도는 포항시와 협력해 지역 주력산업인 철강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안 과제를 인공지능 기술로 해결하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공정 에너지 효율, 불량률 개선, 설비 예지보전 등 기업이 단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인공지능 설루션을 개발해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실증 환경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경북AX랩은 기술 개발 지원에 더해 인력 양성과 네트워크 구축 기능도 담당한다. 경상북도는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현장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실습형 교육을 진행하고, 최신 인공지능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세미나를 열어 산학연 전문가 교류를 촉진할 계획이다. 이와 달리 기업 간 기술 교류와 공동 프로젝트 발굴을 지원하고, 인공지능 도입을 추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도 제공해 도입 전략 수립부터 사업화 단계까지 연계 지원에 나선다.
정책 담당 부서도 제조업 현장 중심의 지원 방향을 분명히 했다. 최혁준 경상북도 메타AI과학국장은 "AX랩은 지역 기업들이 부담 없이 AI 모델을 개발·실증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이다"라며 "AI 활용 효과가 제조업 전반에 확산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진입 장벽을 낮춰 중소·중견 제조기업까지 지원 대상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지방정부가 미래 제조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인 인공지능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경쟁 구도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수도권과 대형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 정책에 맞서, 경북도는 철강과 소재 산업이 밀집한 포항을 거점으로 특화 전략을 택한 셈이다.
향후 경북AX랩이 철강을 넘어 2차전지, 기계·부품 등 다른 주력 산업으로 지원 범위를 넓힐 경우, 지역 산업 구조 고도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경상북도는 향후 국비·지방비를 연계해 경북AX랩 기능을 강화하고,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추가 예산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