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뇌 기능까지 바꾼다”…기능성 신경장애, 10대 환자 급증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실제 신경망 기능을 변화시켜 신체 마비로 이어지는 ‘기능성 신경장애’ 환자가 청소년층에서 증가하고 있다. IT·바이오 헬스케어 업계와 뇌과학계는 뇌 구조에는 이상이 없더라도 신경망의 신호 처리 방식이 달라져 마비 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인도의 15세 여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인한 외상 후, 하반신 마비 및 ‘기능성 신경장애’ 판정을 받은 사례는 이 같은 위험성의 대표적 사례로 떠올랐다. 업계는 정신·신경계 질환 조기 진단 및 치료 지원 솔루션 개발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 사례는 신경과 전문의 수디르 쿠마르 박사가 진단했다. 학생은 외모 비하를 당한 뒤 다리에 힘이 빠져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초기 검사에서 뇌·척수 등 구조적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단, 누운 상태에서 일종의 신경결손 테스트인 ‘후버 징후’가 나타나 기능성 신경장애가 확진됐다. 기능성 신경장애(FND)는 뇌 신경망(Neural Network)의 연결이나 정보 처리 메커니즘에 미세한 오류가 생겨 마비, 발작, 떨림 등 신경학적 증상이 실질적으로 드러나는 현대 뇌신경 질환이다.

기존에는 뇌의 구조적·조직적 이상에서 병의 원인을 찾았으나, IT·바이오 기술 발달로 기능적·동적 뇌 신호 분석이 활성화되며, 구조에는 이상이 없더라도 뇌 신경회로의 신호 전달 오류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국립신경질환 및 뇌졸중연구소(NINDS)는 아동·청소년이 학교폭력, 가정 내 갈등, 학대 등 극한 환경에 노출될 때 실제 신경장애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한다.
최근 정신건강·재활치료와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등 폭넓은 접근 방식이 시도되는 가운데 인공지능도 MRI, EEG(뇌전도) 기반 패턴 분석 등 신경망 이상 조기 진단 지원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는 학부생 및 청소년 대상 정신신경질환 조기 상시 검사와 통합 관리 플랫폼 구축이 강화되는 추세다.
기능성 신경장애는 과거 ‘꾀병’이나 비의도적 연기 등 오해를 받아왔지만, 최근 신경과학 연구가 실제 신경 신호 처리 체계 변화와의 연관성을 규명하며 질환인식이 바뀌고 있다. 쿠마르 박사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실제 신경학적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조기 진단 기술과 정신-신체 통합 치료가 뇌신경장애 분야의 혁신 열쇠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진보와 의료제도의 균형, 뇌질환 데이터 보호 등 새로운 성장 조건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