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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안심진단 고도화…LG유플러스, 태블릿까지 확대해 보안경쟁 가열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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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가 제공하는 단말 원격진단 서비스가 보안 기능까지 품으며 가정 내 디지털 생활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스마트 안심 진단 서비스의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지원 단말을 태블릿PC로 넓히면서, 통신 기반 홈 보안과 원격 관리 서비스 시장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단순 장애 조치 수준을 넘어 해킹 탐지와 차단,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통합하는 흐름이 가정용 사이버 보안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이러한 고도화가 장기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홈 IoT 연계 서비스의 기반이 될 가능성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11월 23일 스마트 안심 진단 서비스의 보안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지원 단말을 기존 PC와 스마트폰에서 태블릿PC까지 확대한 개편안을 공개했다. 스마트 안심 진단 서비스는 2018년 선보인 실시간PC 원격주치의를 고도화한 서비스로, 고객 단말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전문 상담사가 원격 접속해 실시간 점검과 문제 해결을 지원한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PC와 노트북을 대상으로 하는 스크린 디펜딩 보안 솔루션이다. 스크린 디펜딩은 단말 사용 중 사이버 침입 징후를 실시간 감지하고, 이상 접근이 확인되면 원격으로 해킹을 즉시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침입자의 화면은 자동으로 검게 전환돼, 고객의 작업 내용이나 계정 정보, 금융·의료·교육 관련 민감 정보가 노출될 위험을 줄인다. 기존 원격지원 서비스가 장애 진단과 소프트웨어 설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스크린 디펜딩은 화면 단위의 실시간 방어 계층을 추가해 보안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셈이다.

 

서비스 운영 방식도 가정 환경에 맞게 설계했다. LG유플러스는 스크린 디펜딩을 연중무휴 24시간 가동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시간대에는 꺼짐 상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정 옵션을 제공한다. 야간이나 장시간 부재 시에만 보안을 강화하거나, 업무·온라인 수업 시간대 등 사용자가 정한 구간에서만 보호 기능을 활성화하는 등 생활 패턴에 맞춘 맞춤형 보안 운용이 가능해졌다.

 

태블릿PC로의 지원 확대도 눈에 띄는 변화다. 고객이 태블릿PC에 스마트 안심 진단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희망 시간대를 지정해 원격 진단을 받는 예약 방식은 물론, 상황이 허용될 경우 실시간 원격 진단까지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실시간 태블릿 원격 진단을 제공하는 것은 국내 통신사 가운데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 영상진료 등 태블릿 활용도가 커지는 흐름을 감안할 때, 스마트폰과 PC 사이의 중간 지점에 있는 단말까지 원격 관리 범위를 확장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고도화는 통신사 원격 지원 서비스의 기술적 성격을 바꾸는 신호로도 읽힌다. 기존에는 네트워크 속도 저하나 프로그램 충돌, 단순 설정 오류 등 장애 대응 위주였다면, 이제는 침입 탐지, 화면 보호, 실시간 차단 등 보안솔루션에 가까운 기능들이 결합되고 있다. 스크린 디펜딩처럼 사용자 화면을 직접 방어하는 기술은 키보드 입력기록 탈취, 스크린 캡처형 악성코드 등 최근 증가하는 고도화된 공격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 통신 기반 보안 서비스의 실질적 체감 효용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가정용 보안과 원격 관리가 결합된 서비스 경쟁이 진행 중이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통신사가 인터넷 가입자의 PC·모바일·스마트홈 기기를 대상으로 원격 진단, 악성코드 제거, 자녀 보호 기능 등을 묶은 월정액형 패키지를 제공하며, 일부 사업자는 클라우드 기반 위협 인텔리전스를 연계해 실시간 위협 정보를 반영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스크린 디펜딩 연계형 고도화는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통합 홈 보안·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할 발판을 마련하는 수순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가정 내 단말에 대한 원격 접속·실시간 모니터링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처리 투명성에 대한 요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원격 진단 과정에서 수집되는 화면 정보, 시스템 로그, 네트워크 트래픽 메타데이터 등이 어떻게 저장되고, 어느 범위까지 분석에 활용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고지와 동의 절차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 관련 규제는 원격 지원 도중 취급되는 개인정보 처리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통신사 입장에서는 보안성과 함께 프라이버시 설계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안심 진단 서비스가 향후 홈 IoT, 디지털 헬스케어와 연계될 가능성에도 눈을 돌린다.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보안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이 갖춰지면, 이후 스마트 TV, 헬스케어 기기, 웨어러블 등으로 지원 단말을 넓혀 가정 내 전체 디지털 환경을 관리하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격 건강 모니터링 기기나 디지털 치료제 앱의 경우, 안정적인 네트워크와 단말 보안이 필수 전제 조건이어서 통신사의 보안형 원격 관리 서비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오인호 LG유플러스 홈사업담당은 고객 불안을 해소하는 보안 솔루션 제공을 강조했다. 그는 가정 내 단말 사용 패턴 변화를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보안 침해 사고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 안전한 인터넷 이용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 인프라와 결합할 수 있는 가정용 서비스를 지속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통신사가 네트워크 제공자를 넘어 가정용 보안·원격 관리 파트너로 전환을 시도하는 가운데, LG유플러스의 스마트 안심 진단 고도화가 실제 이용자 경험을 얼마나 개선할지, 그리고 국내 홈 보안 서비스 경쟁 구도를 어떻게 재편할지에 업계 시선이 모이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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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스마트안심진단서비스#스크린디펜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