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밝혀질 것”…신범철 전 국방차관, 수사외압 피의자 신분 특별검사팀 조사

수사외압 의혹의 중심에 선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채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정가와 군 내부를 흔드는 가운데, 신 전 차관의 해명이 정국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9월 10일 오전 9시 54분께 신범철 전 차관을 서초동 특검팀 사무실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 전 차관은 출석 직전 “고인과 유가족께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진실이 밝혀져야 하고 내가 아는 사실은 모두 말하겠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환은 채상병 사건 당시 신범철 전 차관이 ‘국방부 2인자’로서 수사 외압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처다. 특히 그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목한 ‘해병대 질책 문자’의 발신자로 알려져 있다. 박정훈 대령은 전날 “2023년 8월 1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혐의자, 혐의 내용, 죄명 빼고 조사로 바꾸라’는 문자 내용을 읽어줬고, 그 문자의 발신자는 신 전 차관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으나, 신 전 차관 본인은 문자를 보낸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신범철 전 차관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혐의자와 죄명을 빼라고 지시했는가’, ‘대통령실이 수사기록 회수에 개입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만 답하며 구체 내용을 부인했다.

특검팀은 최근 박정훈 대령의 진술, 통화내역과 문자 기록, 그리고 같은 해 8월 2일 윤석열 전 대통령,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과 신 전 차관이 통화한 정황을 토대로 대통령실과 국방부로 내려간 수사 외압의 경로 및 실체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사건의 ‘VIP 격노’ 지시가 실제로 실무에 어떠한 압력으로 작용했는지가 핵심 쟁점인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수사가 군 통수권과 행정부의 책임 소재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정권 최고위부와 직결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며 공세를 예고하고, 여당 측은 “정치적 의도에 따른 과장된 의혹 제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이날 서초동 특검팀에 모인 시민 참관인 가운데 일부는 “채상병 죽음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밝혀져야 한다”며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현장 여론 역시 검찰과 군 특별수사단 수사에서 한 차례 부실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향후 특검팀의 결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특검팀은 신범철 전 차관 조사 결과와 추가 증거를 토대로 대통령실 개입 및 군 지휘부 압력 의혹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치권은 신 전 차관 조사 여파와 수사 향배에 따라 군 통치 구조와 국가 책임 논란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