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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형 멀티 EV 충전 혁신”…한화 EV에어스테이션, 포레나 단지→상용화 가속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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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부문이 공동주택 주차장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구조를 바꿀 차세대 시스템을 선보이며 전동화 시대 주거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회사는 화재 감지 기능을 결합한 천장형 전기차 충전 시스템 EV에어스테이션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포레나 입주 단지에 순차 도입하겠다고 17일 밝혔다. 한화는 다양한 부문에서 도입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을 EV에어스테이션 상용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V에어스테이션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천장 구조물에 설치된 충전 케이블과 커넥터가 필요 시 내려오는 형식의 전기차 충전 시스템으로 소개됐다. 차량 주변 바닥에 충전기 본체와 케이블이 상시 노출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공간 점유를 최소화해 주차 동선과 보행 안전성을 높이는 구조다. 특히 지능형 전력 분배 기술을 적용해 하나의 충전기가 3대의 차량을 동시에 충전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동일한 전력 인입 용량에서 더 많은 차량을 수용할 수 있어, 공동주택에서 빈번히 제기돼 온 “충전기 숫자는 부족한데 전력 증설은 어렵다”는 구조적 난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천장형 멀티 EV 충전 혁신”…한화 EV에어스테이션, 포레나 단지→상용화 가속
“천장형 멀티 EV 충전 혁신”…한화 EV에어스테이션, 포레나 단지→상용화 가속

화재 안전성 측면에서도 설계 철학이 뚜렷이 반영됐다. 한화건설부문은 EV에어스테이션에 화재 감지 기능을 적용해, 주차장 내 온도 이상 징후나 국부적 발열이 감지될 경우 조기 경보 및 비상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배터리 화재에 대한 사회적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충전 인프라에 내장된 감지·모니터링 기능은 향후 아파트 설계와 인허가 과정에서도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전망이다. 한화는 EV에어스테이션이 기존 충전 시설의 화재 위험과 충전기 부족 문제를 동시에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미래혁신기술박람회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고 덧붙였다.  

 

시장 환경을 살펴보면, 국내 전기차 보급 속도는 충전 인프라 확충 속도를 추월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공동주택 비중이 높은 한국의 주거 구조 특성상,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의 충전 편의성은 전기차 수용성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저층부 기계실과 수전 설비 용량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충전기를 늘리기보다, 1기당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 요구돼 왔다. EV에어스테이션의 1기 3대 동시 충전 구조와 천장형 배치 설계는 이러한 수요에 부합하는 해법으로, 향후 전력 피크 관리와 수요반응 연계 등 에너지 관리 시스템과의 결합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화건설부문이 포레나 단지에 우선 적용을 선택한 전략적 판단도 눈에 띈다.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이미지와 결합한 첨단 충전 인프라는 입주민의 실질적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분양 시장에서 전기차 보유 가구를 겨냥한 차별화 요소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모빌리티 융합 트렌드를 고려하면, 주차장 설계와 충전 인프라 수준은 향후 아파트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한화가 EV에어스테이션을 통해 포레나를 ‘전동화 친화 단지’로 포지셔닝하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행보가 건설사와 에너지 기업, 충전사업자 간 협력 구도를 재편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천장형 구조와 지능형 전력 분배 기술은 지하주차장뿐 아니라 상업시설, 업무용 빌딩 등으로의 확장이 용이해, 향후 다양한 형태의 도입 모델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화는 EV에어스테이션 도입을 원하는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와 사업 모델 다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보급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드는 가운데, 충전 인프라의 품질과 효율성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한화의 EV에어스테이션은 그 경쟁의 한 축을 담당하는 새로운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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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부문#ev에어스테이션#포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