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언더파 쇼크”…문도엽, 파운더스컵 시즌 2승→생애 첫 2회 우승 달성
초가을 전남 영암의 잔잔한 바람을 가르며, 문도엽은 흔들림 없이 마지막 퍼트에 모든 집중을 쏟았다. 미세한 샷감과 천천히 차오르는 자신감이 그라운드에 퍼졌고, 연속된 버디가 쌓이자 현장엔 환호가 일었다. 8언더파 64타, 시즌 두 번째 우승이 확정되던 순간, 동료와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023 KPGA 투어 파운더스컵 최종 라운드는 7일 전남 영암군 골프존카운티 영암45에서 진행됐다. KPGA 투어 창립초기 12명의 회원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에는 총상금 7억원이 걸렸다.

문도엽은 3라운드에서 9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오른 데 이어, 최종 라운드에서 박영규, 임예택 등 추격자들과 2타 차로 출발했다. 1번 홀 첫 버디 이후 3번 홀부터 6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경기 초반부터 강한 리드를 이어갔다. 8번 홀에선 3m 거리의 버디 퍼트까지 성공시키며 5타 차로 앞서나갔다.
11번 홀에서 이날의 유일한 보기로 잠시 흐름이 끊기는 듯했지만, 12번 홀과 14번 홀, 16번 홀의 준수한 버디 퍼트가 다시 자신감과 리드를 공고히 했다. 이로써 합계 26언더파 262타, 생애 첫 시즌 2승을 완성했다.
2위 김찬우 역시 8언더파 64타를 치며 맹추격에 나섰지만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년도 챔피언 고군택은 18언더파 270타로 공동 6위, 사돔 깨우깐자나(태국)는 15언더파 273타, 공동 20위에 올랐다. KPGA 투어 외국인 신인왕 경쟁도 계속 이어졌다.
이번 우승으로 문도엽은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함과 동시에, 상금 1억4천만원 누적으로 상금랭킹 3위(총 5억4천952만원), 제네시스 포인트 랭킹 3위에도 올랐다. 남은 시즌 동안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역전 극적 장면이 펼쳐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산한 가을 녘, 흔들리는 풀잎과 숨죽인 갤러리 틈에선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현장에서 기록된 도전의 시간과 자긍심, 그리고 그날의 특별한 우승의 순간들은 KPGA 투어의 역사로 기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