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집사 김예성 구속기소”…특검, 기업 투자금 횡령·자금 흐름 추적

'집사 게이트' 핵심 인물을 둘러싸고 정치적 충돌이 거세지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와 연관된 김예성 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9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씨와 관련한 자금 횡령 혐의와 뒷돈 의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놨다. 대규모 기업 투자금이 김 여사 일가로 흘러갔는지 여부를 둘러싼 의혹이 첨예하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집사 게이트' 피의자 김예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예성 씨 기소와 함께 IMS모빌리티 조영탁 대표, 이사 모모 씨, 민경민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했다고 알렸다.

집사 게이트는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가 2023년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신한은행 등에서 약 184억원을 투자받았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핵심 인물 김예성 씨는 이 회사 설립과 지분 보유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검은 그가 IMS모빌리티의 자금 33억8천만원을 횡령했다고 판단했다.

자금 흐름을 추적한 결과, IMS모빌리티가 투자받은 184억원 중 46억원이 이노베스트코리아라는 벤처기업을 통해 김씨 측으로 이전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씨의 배우자가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특검은 이 회사를 김씨의 실소유 차명회사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노베스트로 흘러간 46억원 중 24억3천만원이 김예성 씨가 조영탁 대표에게 빌려준 것처럼 꾸며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IMS모빌리티가 이노베스트와 허위 용역 계약을 맺어서 1억원대 용역비를 지급하거나, 김씨 배우자를 다수 법인 임직원 명단에 올려 허위 급여를 지급하는 등 자금 유출이 여러 경로로 이뤄진 정황이 드러났다. 다만, 애초 제기된 투자금 184억원 횡령 및 배임 의혹 중 '배임' 혐의는 이번 공소장에서 제외됐다.

IMS모빌리티 투자 당시, 이 회사는 순자산 566억원에 비해 부채가 1천414억원에 달하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특검팀 관계자는 “투자 주체들이 김예성 씨와 김건희 여사의 인맥을 고려해 보험성, 대가성 자금을 집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예성 씨의 횡령 자금 일부와 각종 수익금이 김건희 여사 일가로 유입된 정황도 조사하고 있다. 수사팀은 앞으로 김 씨를 추가 소환해 자금 흐름 및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집사 게이트’를 둘러싼 특검의 행보가 정국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예성 씨 재구속 이후 김건희 일가로의 수사 범위를 얼마나 확대할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