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수요 재점화에 8%대 급등…한국피아이엠, 휴머노이드 부품 모멘텀 확대
휴머노이드 로봇 수요 확대 기대가 다시 부각되면서 로봇 부품주 한국피아이엠 주가가 단기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21일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기준 한국피아이엠 주가는 44,150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8.74% 오르고 있다. 시가는 39,000원에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45,800원까지 치솟았고, 저가는 38,150원에서 형성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거래대금도 3,300억 원 안팎으로 불어나 로봇·AI 테마로 수급이 재집중되는 양상이다.
최근 한 달간 주가 흐름의 핵심 동력은 휴머노이드 로봇 손 소재 상용화 논의와 초소형 감속기 사업 본격화 기대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차량 터보차저용 내열강 분말 개발 이슈가 더해지며 로봇과 자동차 부품을 아우르는 이중 테마가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로봇 사업의 실제 상용화 가시성과 테마 수급이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투자경고·투자주의 지정 이력과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동시에 존재해 단기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피아이엠[44890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1/1763691034655_918672757.jpg)
주가 수준을 보면 지난달 22일 2만5,000원 안팎이던 주가는 최근 4만 원대 중반까지 올라 약 70%대 중후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저가는 2만2,000원대 초반, 고가는 4만5,800원까지 올라 가격 레인지가 두 배 이상 넓어질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다. 이동평균선 기준으로는 20일선이 3만3,000원대, 60일선이 2만3,000원 안팎으로 추정돼 단기·중기 추세선을 모두 상향 돌파한 전형적인 상승 추세 국면으로 평가된다.
기간을 6개월로 넓히면 5월 중순 2만 원 안팎에서 출발한 주가가 현재가 기준 두 배 이상 뛰었다. 52주 저가는 1만1,300원, 최근 장중 고가는 4만5,800원으로 1년 기준 세 배 이상 레벨업한 상태다. 상승 과정에서 3만 원 초반과 3만5,000원 부근에 매물대가 형성됐지만 10월 말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단기 조정을 거쳐 11월 들어 다시 고점대를 재시험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최근 들어 동반 매수로 돌아선 점이 눈에 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외국인은 -1,400주, -2,900주 순매도 이후 소폭 매수 전환을 거쳐 11월 18~20일 -3만6,000주대 대량 매도 뒤 7만2,000주 이상 순매수로 돌아서며 결과적으로 2만2,000주 안팎 순매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11월 중순 이후 1,900주, 9,700주 순매수에 이어 2,000여 주 순매도와 8,000여 주, 2만6,000여 주 순매수, 이후 9,000여 주 순매도를 더해 약 3만5,000주 수준 순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기관 순매수 확대 시점마다 로봇 관련 호재와 맞물려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특히 외국인 대량 순매수 전후로 급등이 나타나는 패턴이 확인됐다.
동종 업종 내에서 보면 한국피아이엠의 시가총액은 약 2,650억 원으로 코스닥 325위권에 해당하는 중소형주다.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앤컴퍼니, 한온시스템 등 자동차·부품 대형주와 비교하면 몸집은 작지만 이날 등락률은 +8%대로 업종 평균 -0.24%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1.7%대로 현대모비스 45%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30%대 중후반과 비교해 낮아 글로벌 장기 자금 비중은 제한적이며, 업종 내에서는 테마성 중소형 성장주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보면 괴리가 뚜렷하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360억 원, 2023년 380억 원, 2024년 370억 원대 수준으로 큰 폭 성장세는 아니고, 영업이익은 2023년 43억 원에서 2024년 36억 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0% 안팎에서 9%대로 둔화됐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5년 2분기 매출이 80억 원대 후반, 영업이익 1억 원, 순이익 -18억 원을 기록해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크게 악화된 구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ROE는 7% 안팎, PBR은 1.6배 수준인 반면 PER은 400배대까지 치솟아 동일 업종 평균 6~8배 대비 상당한 고평가 구간에 자리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은 개선 흐름이다. 부채비율은 2022년 160%대에서 2024년 이후 70% 안팎, 2025년에는 40%대 후반까지 떨어졌고, 당좌비율과 유보율도 꾸준히 좋아졌다. 재무 구조만 놓고 보면 양호하다는 평가가 가능한 셈이다. 다만 배당수익률 정보는 부족해 단기 배당 매력은 크지 않다.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최근 기업 이슈로는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 로보월드에서 촉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손 소재 상용화 논의가 꼽힌다. 한국피아이엠은 이 행사에서 국내 대기업과 휴머노이드 로봇 손에 적용할 초정밀 소재 상용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전시 부스에서는 자체 MIM 금속분말사출성형 기반 제품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홍보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 기술 전시가 아니라 양산·공급 계약을 염두에 둔 사전 논의로 해석했고, 직후인 11월 20~21일 주가가 7~8%대 급등하며 로봇 테마 수급이 집중됐다.
이보다 앞선 11월 초에는 로봇 전문기업 본시스템즈와의 휴머노이드 로봇용 초소형 감속기 협력 양해각서 체결이 1차 촉매로 작용했다. 한국피아이엠은 MIM 공정을 통해 복잡한 형상과 고강도 소재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소형 감속기 기어, 하우징, 축 등 정밀 부품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사는 감속기 설계·제조·판매뿐 아니라 고객사 제안, 수주, 납품까지 공동 추진하기로 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손 구동계 핵심 부품의 국산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기대가 커졌다. 관련 소식 이후 주가는 두 자릿수 급등을 기록하며 감속기 사업 본격화 기대를 빠르게 반영했다.
산업·기술 관점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터보차저용 고내열 분말 개발도 추가 모멘텀이다. 한국피아이엠은 포항공과대학교, 나노코리아와 함께 1,000도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내열강 분말을 개발해 하이브리드 차량 터보차저 등에 적용하는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이는 로봇 손 감속기 등 초정밀·경량 부품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고온·고압 환경용 고부가 소재 라인을 더하는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전기차 성장 속도 조정과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 확대 흐름을 감안하면 자동차 부품 업체로서의 성장 스토리를 일부 확보하는 구조다. 다만 당장 실적 기여도는 제한적이고 수주·양산 규모가 확인돼야 매출과 이익, 주가가 동반 뒷받침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글로벌 테마 환경도 주가를 자극했다. 10월 말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방한과 AI·로보틱스 관련 발언 이후 국내 증시에서 로봇·AI 테마가 일제히 상승했는데, 같은 시기 한국피아이엠은 상한가 29.96%를 기록해 로봇 관련 대표 수혜주로 부각됐다. 이후 국산 초소형 감속기 개발 보도와 휴머노이드 로봇 손 소재 상용화 논의 뉴스가 연이어 나오면서 단순 테마 랠리에서 개별 기업 이슈를 동반한 모멘텀 장세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IBK투자증권이 코스닥 상장 후 주가 상승 구간에서 투자 원금의 두 배 이상을 회수하는 지분 일부 매각에 나선 점도 단기 오버행 이슈이자, 동시에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실현한 트랙레코드로 인식되며 신뢰를 보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규제와 수급 리스크도 상존한다. 한국거래소는 10월 말 이후 단기간 급등과 높은 회전율을 근거로 한국피아이엠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고, 이후 일정 기간 경과 뒤 경고 해제와 동시에 1일간 투자주의종목으로 재지정했다. 구조적 악재보다는 단기 과열을 경고하는 차원이라는 점에서 펀더멘털과 직접적 연관성은 크지 않지만, 이 같은 라벨은 변동성 확대, 단기 매매 증가, 레버리지·신용거래 비중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주가 레벨이 뉴스 모멘텀과 수급 변화에 매우 민감한 단계라는 신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테마 측면에서 시장은 한국피아이엠을 휴머노이드 로봇 손·감속기 국산화와 MIM 정밀부품·고내열 소재를 양대 축으로 보는 분위기다. 로봇 전시회, 글로벌 로봇·AI 투자 확대, 대기업과의 협력 구체화 여부는 단기 주가 트리거로 작용하고, 자동차용 내열강 분말 사업은 중장기 스토리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단기 주가는 로봇·AI 섹터 투자 심리에 더 큰 영향을 받는 테마형 종목으로 분류된다.
업종 내 위치를 다시 정리하면 한국피아이엠은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에서는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등 전통 자동차·부품 대형사와 격차가 큰 중소형 부품주다. 강점으로는 로봇 감속기와 고내열 분말 등 틈새 고부가 영역에서 기술력과 성장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사업 구조, 부채비율과 유보율 개선을 통한 재무 체력 강화를 들 수 있다. 약점으로는 단기 실적 변동성이 크고 ROE가 대형사보다 낮은데도 PER이 업종 평균을 크게 웃도는 점이 꼽힌다. 성장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구조라 향후 실제 수주와 매출 성장 속도에 따라 밸류에이션 재조정 방향이 크게 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가 전망과 대응 전략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4만 원 초반대가 첫 번째 중요 지지 구간으로 거론된다. 직전 돌파 과정에서 상당한 매물대가 형성된 만큼 이 수준 유지 여부가 단기 추세 판단 잣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최근 장중 고점인 4만5,000원대 중반은 단기 고점으로 인식되고 있어 이 구간을 다시 넘어서려면 로봇 사업 관련 수주·계약 구체화나 추가 수급 유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3만7,000원선이 무너질 경우 3만2,000~3만3,000원대까지 조정 폭이 커질 수 있고,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4만 원 초반대 지지가 유지되며 4만5,000원대 상단 재돌파 시 5만 원선 근접 구간을 시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피아이엠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NAVER, 카카오 등 시장 대표 대형주가 아니라 코스닥 중소형 테마주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단기간 급등에 따라 투자경고·투자주의 지정 이력이 있는 만큼 추세 전환 시 조정 폭이 클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로봇과 자동차 소재 사업 상용화가 예상보다 지연되거나 실제 수주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PER·PBR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한꺼번에 부각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온다. 아울러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 글로벌 금리 수준, 주요 완성차·로봇 업체의 설비투자 계획 변화 등 외부 변수 역시 중장기 수익성과 주가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관련 지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