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수술 합병증 동시 진단”…서울대병원, 예측 정확도 대폭 개선
수술 직후 발생하는 합병증을 전문의처럼 한 번에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등장했다.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교수팀은 수술 환자 8만여 명의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급성신손상·호흡부전·입원 중 사망 등 세 가지 합병증을 동시에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 MT-GBM을 개발하고, 실제 의료현장에서 범용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기존 AI 기반 합병증 예측 모델이 대부분 한 가지 결과만 예측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수술 전 확보 가능한 16개 임상정보만을 활용해 복합적 위험요인을 통합 진단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
MT-GBM 모델은 연령, 성별, 체질량지수, 마취 시간, 수술 유형, 신체상태 점수(ASA class)와 혈액검사 등 필수 임상 정보를 최소한으로 추출했다. 이를 통해 급성신손상 AUROC 0.82, 호흡부전 0.91, 입원 중 사망 0.89의 예측 정확도를 기록해, 기존 단일 예측모델이나 ASA 분류법 대비 두드러진 성능을 입증했다. 특히 서울대병원 외에도 노원을지대의료원, 고대구로병원 등 국내 여러 의료기관 데이터로 검증해 일관된 결과를 도출하며 다양한 진료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이 부각됐다.

기존 수술 환자 40%가 경험하는 주요 합병증은 입원기간 장기화와 의료비 증가, 삶의 질 저하로 이어져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다중 예측 AI 모델 도입으로 고위험군 환자 조기 식별, 중환자실 자원 효율화, 환자 맞춤 의사결정 지원 등 임상적 실효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샤플리 가산 설명법(SHAP)을 적용한 결과, ‘마취 시간’의 길이와 ‘혈중 알부민 농도’가 세 합병증 모두에서 핵심 변수로 작동함을 확인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수술 합병증 예측을 위한 AI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대부분 대량의 변수 또는 블랙박스형 딥러닝에 의존해 예측의 투명성과 임상 적용성이 문제로 제기돼 왔다. MT-GBM은 적은 변수와 해석 가능한 방식으로 전문가의 실제 사고구조를 반영, 신뢰도와 실용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현규 교수는 “모델 개발에 활용된 임상 정보가 대부분 진료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하며, 일반적인 딥러닝과 달리 결과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 예측 신뢰도와 투명성 모두 향상시켰다”고 강조했다. 이현훈 교수도 “여러 기관에서 모델 성능이 일관되게 입증됐다”며 “향후 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 연동해 맞춤형 위험 예측과 환자 관리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네이처 포트폴리오 산하 ‘디지털 의학’에 게재돼 국제적으로도 해당 기술의 임상 적용성과 혁신성이 주목됐다.
업계는 인공지능 기반 예측 모델이 실제 시장과 병원 현장에 안착할지, 의료계의 향후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