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재무부, 암호화폐 ETF 스테이킹 공식 허용”…이더리움·솔라나, 수익형 전환 새 국면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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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1일, 미국(USA) 재무부가 이더리움(Ethereum), 솔라나(Solana) 등 지분증명(PoS) 기반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F, ETP)에 대한 스테이킹(staking) 활동을 공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암호화폐 ETF 운용사들이 직접 스테이킹을 통해 발생하는 보상을 투자자에게 분배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내 투자자들은 앞으로 복잡한 기술 관리 없이 전통 금융 계좌를 통해 암호화폐 네트워크의 검증 보상을 직접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세이프하버 규정(safe harbor rules)은 수개월간 이어진 불확실성을 해소했으며, 2025년 11월 10일 발표된 ‘Revenue Procedure 2025-31’을 통해 정식화됐다. 그간 미국 내 암호화폐 ETF는 규제상 스테이킹 참여가 막혀 있어, 코인을 직접 보유한 투자자에 비해 수익률 측면에서 불리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ETF가 전문 수탁기관(코인베이스 커스터디, 비트고, 제미니 등)에 암호화폐를 위탁해 얻는 네트워크 보상을 분기별로 소매 투자자에게 배분할 수 있다.

미국 재무부, 암호화폐 ETF 스테이킹 공식 허용…이더리움·솔라나 수익형 전환 전망
미국 재무부, 암호화폐 ETF 스테이킹 공식 허용…이더리움·솔라나 수익형 전환 전망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새 지침은 투자자 혜택 확대 및 혁신 촉진, 그리고 미국의 디지털 자산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이번 규정은 ETF 운용사가 보유자산의 일부를 독립된 제3자 검증인(validator) 서비스에 위탁해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핵심이다. ETF 운용사는 전체 자산 중 85% 이상을 유동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검증인 선정과 거래에 있어 이해상충 방지, 슬래싱(slash) 등 리스크 관리가 추가로 명시됐다. 운용사들은 이 지침에 따라 9개월 내 신탁 계약을 수정해야 하며, 이더리움 ETF는 2026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스테이킹 기능 탑재가 가능할 전망이다.

 

해당 정책은 솔라나 ETF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0월 론칭된 솔라나 ETF는 그동안 규제 불확실성 탓에 스테이킹 기능을 포함하지 못했으나, 앞으로 9개월 안에 정관을 개정해 투자자에게 스테이킹 보상이 따라붙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솔라나의 연간 스테이킹 보상률은 5~7% 안팎으로, 기존 이더리움 ETF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점이 부각된다. 이에 블랙록(BlackRock), 그레이스케일(Grayscale) 등 대형 운용사들도 이미 스테이킹 기능을 반영한 ETF 개정안을 제출하며, 시장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의 구조에 결정적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에는 개인 보유자에게만 허용되던 네트워크 보상이 공식적인 금융상품에도 물꼬를 튼 결과, 자산운용사들은 직접 암호화폐 보유자와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뉴욕타임스, CNBC 등 주요 외신은 이를 “제도권 디지털 자산 금융혁신의 전환점”으로 조명했다.

 

그러나 투자자 수익률 상승에 대한 기대가 과열될 경우, 단기 시장 변동성 및 심리적 투기심 확산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스테이킹은 시장의 내재 가치와 기술 신뢰가 담보돼야 한다”며, 향후 규제 안정성 강화와 신뢰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이번 재무부 결정을 계기로, 미국 내 암호화폐 ETF 시장이 수익형으로 대전환할지, 또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의 질서 재편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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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재무부#이더리움#솔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