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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 5명에 새 삶”…한국장기조직기증원, 생명나눔 가치 확산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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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이 국내 의료계와 생명 연대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최근 중앙보훈병원에서 50대 여성 김축복씨의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환자에게 간장, 신장(양측), 안구(양측) 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사실을 발표했다. 업계는 이번 사례가 국내 생명나눔 운동과 장기이식 의료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씨는 2023년 9월 19일 식사 중 갑작스러운 의식 소실로 병원에 이송된 이후 집중 치료에도 의식이 회복되지 않아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충분한 숙고 끝에 생명나눔 결정을 내렸고, 의료진은 간장 및 신장, 안구 등 총 5종의 장기를 다섯 명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뇌사 장기기증은 심정지 이전에 기증이 이뤄져야 하므로, 고도의 의료 판단 및 즉각적인 다학제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번 건의 경우, 각 기관별 이식 코디네이터와 의료진이 신속하게 매칭 및 수술 일정을 조율해, 기증자와 이식자 모두의 안전 및 생명 연장 가능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장기이식 의료는 대표적 맞춤형 치료 분야로, 신체 조건 및 면역정보에 따른 환자-기증자 매칭 알고리즘의 고도화, 이식 후 장기 생착률 향상 기술이 산업적으로도 중요한 영역이다. 실제로 국내 뇌사 장기기증 수는 2022년 기준 약 450건으로 집계됐으나, 장기이식 대기 환자는 만 단위에 이르고 있다. 업계는 꾸준한 기증 문화 확산과 관련 의료 인프라 강화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이 국가주도 생명나눔 시스템과 이식 정보 디지털화 등에 앞서 있다. 한국도 장기이식관리시스템(KONOS) 고도화, 조직·장기 분배의 공정성 제고를 위한 제도 혁신을 추진해왔다. 특히 뇌사 장기기증은 2020년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감소 추세이나, 개인의 생명나눔 결정과 의료 현장의 신속 대응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생명나눔 확대를 두고 국내에서도 윤리적 논의와 제도 개선 요구가 지속 중이다. 뇌사 판정·기증 과정에서의 투명성 확보, 기증자 및 유가족 지원체계 강화, 이식 대기자 선정 기준의 공정성 등 다양한 정책 논의가 이어진다. 의료 현장에서는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매칭 정확도 제고와 감염 관리 등 안전문제 부각도 병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인의 결정이 다수의 생명에 직접 연결되는 뇌사 장기기증은 생명존중 가치와 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동시에 상징한다”며 “한국 의료계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도록 시스템 혁신과 사회적 신뢰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사례가 실제 장기이식 문화 확산 및 국가 생명연대 시스템 개선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제도, 윤리 각 영역의 균형이 지속가능한 의료 혁신의 핵심 요인으로 거론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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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뇌사장기기증#생명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