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환호·오현규 작렬”…한국, 멕시코 강호와 막판 실점→2-2 아쉬운 무승부
뜨거운 열기와 차가운 긴장감이 엇갈린 내슈빌의 밤, 한국 축구대표팀은 승리가 목전에서 미끄러진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전, 손흥민이 터뜨린 동점포에 이어 오현규의 날카로운 역전 결승골로 환호의 물결이 일었지만, 마지막 추가시간 실점이 모든 희비를 삼켜 버렸다. 선 굵고 거친 승부에 응원단의 환호와 탄식이 흘러나온 지오디스파크는 그날 밤, 작은 드라마의 현장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FIFA 랭킹 13위로 평가받는 멕시코와 평가전에 나섰다. 황인범·이재성 등 부상으로 빠진 중원 핵심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박용우, 옌스 카스트로프 조합이 선발 출전했다. 전반에는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주도권을 뺏기며, 이강인의 침투 패스만이 반짝였다. 공격의 날카로움이 무뎌진 한국은 빠른 역습도 흐름을 되찾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경기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홍명보 감독은 배준호와 카스트로프를 불러들이고 손흥민, 김진규를 투입하는 전격적인 변화로 앞선을 재정비했다. 김진규가 공격 전환의 키를 잡으며, 손흥민에게 공간이 열리기 시작했다.
분위기 반전은 곧바로 결실로 이어졌다. 후반 20분, 오현규가 떨어뜨린 볼을 손흥민이 왼발로 깔끔하게 밀어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불붙은 공격은 계속됐고, 정상빈·이태석 투입으로 측면이 살아나면서 후반 30분 이강인의 크로스가 오현규의 오른발에 정확히 걸리며 역전골이 탄생했다. 단숨에 2-1, 한국이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승리의 문턱은 높았다. 추가시간, 산티아고 히메네스가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왼발로 감아 찬 슛이 골망을 흔들며,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2, 강호 멕시코를 상대로 경기 내내 끌려가던 흐름을 뒤집었으나, 막판 실점이 아쉬움을 남겼다.
통계적으로는 슈팅, 점유율 모두 멕시코가 앞섰다. 한국은 경기 내내 수비 진형이 너무 깊게 내려가는 모습이 두드러졌고, 이는 후반 막판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경기 후 박찬하 해설위원은 "밀릴 때 수비 뒷공간이 적지 않았다. 멕시코가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점이 결국 동점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무승부라는 결과 뒤에는 부상 공백을 딛고 새 조합으로 얻은 가능성과, 막판 집중력 저하라는 과제가 동시에 남았다. 관중석에서는 손흥민의 슛이 터질 때마다 환호가 터졌고, 젊은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가 쏟아졌다.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은 승리 이상으로, 경기장 전체가 보여준 뜨거운 응집력에 박수를 보냈다.
시차와 템포를 달리하며 하루를 버티는 이들의 얼굴, 묵묵히 벤치를 지키는 동료에게 전하는 신뢰가 화면을 채웠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다음 평가전 일정은 공식 채널을 통해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팬들의 환호와 아쉬움이 함께 남은 밤, 지오디스파크의 새로운 이야기는 그 여운을 오래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