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산 원유수입 계속”…인도, 트럼프 주장 일축하며 美 압박에 맞서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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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7일, 인도 외무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공식 부인하고, 자국의 에너지 수입 정책에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USA) 측 추가관세 및 정치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경제적 실리를 우선하는 원유 수입 노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국제 에너지 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인도 외무부 란디르 자이스왈 대변인은 17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됐다는 주장에 대해 “15일 두 정상 간 통화는 없었으며, 가장 최근 통화는 9일에 이뤄진 바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인도의 원유 및 가스 수입 정책은 글로벌 시장의 심각한 변동성 속에서 자국민 보호라는 목표 아래 수립되고 있으며, 경제적 고려가 중심”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러시아산 원유수입 지속 시사…美 압박에도 수입 정책 변함 없어
인도, 러시아산 원유수입 지속 시사…美 압박에도 수입 정책 변함 없어

인도는 2022년 러시아(Russia)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저가에 유입된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수입해 오고 있다.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 강화는 인도 경제와 국민 소비자에게 실질적 이익을 제공해 왔다. 미국 행정부, 특히 8월 말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확대가 '전쟁 자금 지원'과 다름없다는 비판과 함께, 인도산 수출품의 대부분에 25% 추가 관세를 포함해 총 50%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경책을 구사 중이다.

 

이에 대해 인도 외무부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 또한 수년간 확장돼 왔으며, 에너지협력 논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자국 시장의 다변화를 강조했다. 국영 정유사 관계자들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단기적으로 감소할 수는 있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 지침은 아직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정부 역시 “인도와의 원유 협력은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익을 바탕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주요 외신은 인도의 결정이 미·러·인도 3각의 에너지 전략 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인도의 독립적 에너지 정책이 국제 에너지 지도에 새로운 변수를 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요국의 제재와 경쟁 압박이 단기적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면서도, 인도가 글로벌 에너지 질서에서 핵심 교착점이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향후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정책 변화가 국제 에너지 경제 및 외교 구도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 주목된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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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트럼프#러시아산원유